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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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벌써 한국 내 보수정권 등장에 겁을 먹고 나섰다. 북한은 며칠 전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논조를 통해 현재 인기 상승 가도를 달리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자에 대해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그 논조를 그대로 여기에 전하면 다음과 같다.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의 유래에 대하여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얼마 전 남조선에서 거짓과 위선, 철면피한 눈물의 대명사로 되고 있는 《악어의 눈물》을 선보여 각계의 비난과 경악을 자아낸 자가 있으니 그가 바로 이른바 《대선》주자로 자처하고 있는 윤석열이다. 몇 일전 이자는 광주지역을 돌아치면서 5.18민주묘지와 망월동묘지를 참배한다, 민주화운동 관련자들과의 간담회를 한다하며 희떱게 놀아댔는가 하면 제법 《5.18정신계승》을 운운하며 눈물까지 쥐여 짜는 흉내를 피웠다.

참으로 뻔뻔하기란 양푼 밑구멍 같은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과연 윤석열과 같은 자가 광주를 찾아 《5.18정신》을 운운할 체면이 있는가. 윤석열로 말하면 지난시기 검찰에 몸담고 있으면서 진보세력탄압과 적폐세력비호에 몰두해왔으며 오늘날에는 광주인민봉기를 가장 악랄하게 헐뜯던 박근혜, 리명박 역도들의 석방을 읊조리고 있는 자이다. 그런가하면 광주인민봉기를 《폭도》들의 《란동》으로, 그 희생자유가족들을 《괴물집단》으로 매도하고 광주를 피바다에 잠그었던 전두환역도를 《영웅》으로 치켜세운 《국민의힘》패들과 정치철학을 같이 한다며 배꼽을 맞추고 돌아가는 자이기도 하다.

어디 그뿐인가. 얼마 전에는 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일본의 과거죄행은 덮어놓고 천년숙적과의 《관계개선》을 공공연히 떠벌였는가 하면 전 세계가 반대하고 있는 일본의 후꾸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정당화하고 《죽창가》를 부르지 말아야 한다고 로골적으로 선동하여 남조선 각계의 경악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그가 광주를 돌아치며 그 무슨 《정신》을 운운한 것이야말로 외세의 지배와 파쑈통치를 반대하고 자주, 민주, 통일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한 광주인민봉기와 그 렬사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고 우롱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의 이번 광주행각놀음은 흑백을 전도하여 진보민주세력의 분렬을 조장하고 몸값을 올려보려는 서푼짜리광대극, 야바위군의 선거표따기 놀음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윤석열의 광주행각놀음과 관련하여 남조선 각계층 속에서 《뻔뻔한 악어의 눈물을 앞세워 광주의 정신을 모독했다》, 《민주화운동에 칼질을 해대고 광주를 극악하게 모독해온 <국힘>과 한속통인 윤석열이 광주에 올 체면이 있는가》, 《광주의 한을 표로 리용하려는 정치군들에게 광주는 엄청난 분노를 터치고 있다》, 《현대판 친일파 윤석열》, 《적페 윤석열규탄》 등의 웨침이 터져나온 것은 결코 우연치 않다. 죄악을 심고는 덕의 열매를 따먹을 수 없는 법이다. 윤석열이 제아무리 눈물을 동이로 쏟고 《자유》와 《정의》를 떠들어도 민심의 눈과 귀를 속일 수는 없으며 《국민의힘》과 함께 력사의 시궁창에 처박힐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북한 당국이 이처럼 장황하게 보수를 대변하고자 나선 윤석열 후보를 씹어대는 이유는 간단하다. 만약에 이번에 다시 대한민국에서 보수정권이 등장한다면 북한은 워싱턴의 바이든 정부와 더불어 ‘최대의 적’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 정권에게 만만한 상대였다. 김여정이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켜도 어자 어자 하는 게 문재인 정부이기에 북한은 지난 5년간 체제위기 걱정을 하지 않고 호사를 누려오지 않았는가. 만약에 보수의 지지를 얻어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다면 북한이 감당해 내야할 중압감은 무척이나 큰 것이다.

가뜩이나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로 벼랑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북한으로써 좀 더 일찍 ‘종말’과 상봉하게 될지도 모른다. 김정은과 김여정의 건강도 좋지 않고 북한의 경제 사정은 더더욱 안 좋다. 향후 북한 정권의 수명이 5년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은 가운데 북한의 통일전선부도 이번에 등장하는 보수 후보자가 된다면 신통하게도 북한의 종말 시한과 일치하는 만큼 벌써부터 보수 후보를 흠집 내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할 것 같다. 그러나 헛수고라고 충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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