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의 라트나기리에서 국가재난대응군 구조대가 산사태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최근 인도 서부에서 발생한 산사태와 폭우로 최소 136명이 사망했다. (출처: 뉴시스)
25일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의 라트나기리에서 국가재난대응군 구조대가 산사태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최근 인도 서부에서 발생한 산사태와 폭우로 최소 136명이 사망했다. (출처: 뉴시스)

사이클론·빙하 붕괴·홍수·폭염

이번 몬순에 최소 136명 사망

[천지일보=이솜 기자] 인도가 40년 만에 최악의 몬순(우기)을 겪고 있다. 최소 136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폭우 피해는 인도가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AF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올해 첫 7개월 동안 13억 인구의 이 빈곤한 국가는 두 번의 사이클론, 히말라야의 치명적인 빙하 붕괴, 살인적인 폭염과 홍수를 경험했다.

지난 2월 인도 히말라야의 한 골짜기에서는 빙하 덩어리가 녹아 큰 홍수가 발생해 주택과 수력발전소, 200여명의 사람들이 휩쓸려 60여명이 숨졌다.

당시 현장을 조사한 한 빙하학자는 AFP통신에 “이번 재난은 분명한 기후변화의 여파로, 이 자체가 우리의 미래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히말라야에서는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약 1만개의 빙하가 10년에 30~60m의 속도로 녹고 있다. 2013년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6천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인도양 북부에서는 사이클론이 종종 발생하나 해수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더 잦고, 악화하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지난 5월 사이클론 ‘타우크태’는 인도 뭄바이 앞바다에서 석유 굴착 공사를 하던 수십명을 포함해 15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수십년 만에 이 지역을 강타한 가장 강력한 폭풍이었다.

겨우 일주일 후 2등급 허리케인에 해당하는 ‘야스’는 적어도 9명의 사망자를 내고 150만명을 대피시켰다.

인도의 평균 기온은 20세기 초부터 2018년 사이 0.7도 정도 상승했다. 최근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까지 4.4도가 더 오를 전망이다.

올 7월 초 인도 북부는 때때로 50도까지 오르며 수천만명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인도 기상청은 지난 10년간 거의 매년 폭염 경보를 선포했다. 힌두스탄타임스는 1971년 이후 인도에서 폭염으로 1만 7천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현재 인도 가정 중 에어컨 사용을 하고 있는 비율은 5%에 그친다. 그러나 인도는 이미 세계 3위의 탄소 배출국으로 시장은 향후 몇 년 동안 호황을 누리며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며칠간 집중호우로 인도 서부 해안에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해 25일 기준 최소 125~136명이 숨졌고 이재민은 15만명이 넘게 발생했다. 마하라슈트라주에는 24시간 동안 약 60㎝에 달하는 비가 내리기도 했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몬순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6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우기는 하늘의 위험까지 가져온다. 2019년 한 해 인도에서는 낙뢰로 거의 3천명이 숨졌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더 잦은 낙뢰를 만들고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벼락이 치는 횟수는 작년 대비 34%가 증가했다. 사람에게만 피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아삼에서는 코끼리 18마리가 번개에 맞아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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