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링크의 알뜰폰 회사 SK세븐모바일이 이달 16일부터 29일까지 7월 바캉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SK텔링크의 알뜰폰 회사 SK세븐모바일이 이달 16일부터 29일까지 7월 바캉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 선점에 ‘촉각’

자회사 간 사은품 경쟁 치열

다양한 요금제, 이용자 후생↑

방통위 “과한 사은품은 제재”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올해 알뜰폰(MVNO)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알뜰폰 사업자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알뜰폰 이용자는 지난 5월 기준 956만 944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219만 8690명) 증가했다. 지난 2016년 1월 약 600만명 수준이던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911만 1285명으로 늘어나 처음으로 900만명을 돌파했다. 연말에 가입자 1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알뜰폰은 과거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사용하는 요금제라던 이미지를 탈피하고 MZ세대 등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급부상했다. 통신 3사는 알뜰폰 가입자가 느는 만큼 통신사에서 이탈한 고객이 증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알뜰폰 시장에서도 자회사를 통해 점유율을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알뜰폰은 약정이 없기 때문에 가입자들이 자유롭게 가입·해지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알뜰폰은 온갖 사은품·혜택 제공,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요금제 가격 내리기 등의 출혈 경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통신 3사의 자회사를 통해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KT 계열의 알뜰폰 KT엠모바일은 지난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한정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요금제 가입자 전원에게 1만원 상당의 이마트 상품권과 유심 개통 시 유심비 전액을 지원한다. 또 고가 요금제 가입자에게는 왓챠 3개월 이용권을, 중저가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는 지니뮤직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한다.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도 오는 31일까지 개통한 고객을 대상으로 가입비와 유심비를 무료로 제공한다. 사은품으로는 스타벅스 정품 텀블러와 그립링, 유튜브 프리미엄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증정한다.

SK텔레콤 계열의 알뜰폰 SK세븐모바일도 이달 16일부터 29일까지 바캉스 이벤트를 진행해 최대 4종의 사은품과 무료 유심을 증정한다. 사은품으로는 요금제에 따라 서큘레이터, 캠퍼필드 폴딩박스, 마카롱 14인치 레디백, CJ 제일제당 F호를 준다.

알뜰폰 허브에 등록된 이벤트 목록에 따르면 사은품을 추첨이 아닌 개통 고객 모두에게 이처럼 많이 제공할 수 있는 업체는 통신사의 자회사뿐이었다.

알뜰폰 업계의 주력 요금제는 두 가지다. 매월 기본 11㎇를 지급하는 요금제와 매월 100㎇를 지급하는 요금제다.

주력 요금제 2종을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사은품을 살펴보면 SK세븐모바일로부터는 써큘레이터, 캠퍼필드 폴딩박스, 마카롱 14인치 레디백, CJ 제일제당 F호를 모두 받을 수 있고 KT엠모바일로부터는 1만원 상당의 이마트 상품권과 왓챠 3개월 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 헬로모바일은 2200원~3300원의 초저가 요금제를 제외한 모든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 스타벅스 텀블러와 그립링,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권을 증정하고 있다.

약정이 없어 고객 이탈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알뜰폰이 마케팅비를 이처럼 쏟아붓는 이유는 이들에게 마케팅비 대비 순이익보다는 시장의 점유율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알뜰폰 관계자는 “(투자 대비 효율은) 성과급, 가입자 유지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회원 수가 엄청 중요하다. 결국 가입자 점유율을 위한 투자다”라고 설명했다. 알뜰폰을 통한 당장의 수익보다는 시장 선점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과거 통신 3사가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보조금 지원으로 출혈 경쟁을 한창 벌이던 때와 같은 양상이다.

이 같은 경쟁이 이용자 후생에는 좋다. SK세븐모바일이 최근 출시한 ‘취향저격 구독팩’은 같은 데이터를 주는 요금제인데도 구독 서비스와 연계해 엄청난 다양한 요금제가 됐다. 경쟁을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구간의 요금제와 혜택도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고객은 다양한 데이터 용량부터 구독 서비스까지 여러 요금제를 써보고 자기한테 맞는 요금제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다만 너무 많은 사은품 증정은 ‘불법보조금’처럼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월 3만원 이내로 사은품을 제공하라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경쟁사 간의 제보를 통해 과열 경쟁을 제재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3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너무 넘어서면 해당 업체에 불법보조금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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