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 입장 화면에 체르노빌 자료 화면을 사용했다. (MBC 방송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1.7.23
MBC가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 입장 화면에 체르노빌 자료 화면을 사용했다. (MBC 방송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1.7.23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MBC가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 도중 각국 선수단을 소개하는 자료화면에서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생중계했다.

논란은 MBC가 개회식 중 각국 선수단 입장 장면을 중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MBC는 각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세계지도 상 위치와 국가를 대표하는 사진을 첨부했다. 이 중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사진을 첨부해 방송에 노출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지난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북쪽, 벨라루스 접경 지역에 위치한 제4호기 원자로가 폭발하며 우크라이나 중북부에 위치한 도시 체르노빌이 대대적 피해를 입은 사고다.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최고 등급 7단계에 해당한, 전세계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 누출 사고로 평가된다. 2006년 우크라이나 정부 집계 기준 총 56명이 초기 대응 과정에서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사망했다.

아이티 선수단 입장 때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띄우기도 했다. 이달 초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격으로 살해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진행자들은 “아이티는 최근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대통령 암살, 초유의 사태죠” 등 대화를 나눴다.

또 엘살바도르 선수들이 입장하는 장면에선 비트코인 이미지를 사용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 국가 중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했다. 그러나 수도인 산살바도르에서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선수단에서는 피자 사진을, 일본 선수단에서는 스시 사진을 넣는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MBC가 사실상 타국에 대한 조롱을 한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가속화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한국의 공영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사진에 체르노빌을 올리는 것은 당연히 외교문제로 번질 수 밖에 없다” “다른 나라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입장할 남대문 불타는 사진 넣으면 재미있겠냐” “우리나라 소개할 때 삼풍백화점 사진을 쓴 것과 다름 없다”는 등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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