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스타·유망 선수들. 왼쪽부터 진종오(한국, 사격), 오사카 나오미(일본, 테니스), 엘리우드 킵초케(케냐, 마라톤), 시몬 바일스(미국, 체조). (출처: 뉴시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스타·유망 선수들. 왼쪽부터 진종오(한국, 사격), 오사카 나오미(일본, 테니스), 엘리우드 킵초케(케냐, 마라톤), 시몬 바일스(미국, 체조). (출처: 뉴시스, 연합뉴스)

경기 기간 코로나 확진세 우려

선수촌 등 방역 유지 회의적

시몬 바일스·진종오 등 주목

女선수 최다·남녀 공동 기수

[천지일보=이솜 기자] ‘역사상 가장 이상한 올림픽.’

CNN방송의 이번 도쿄올림픽에 대한 평이다.

세계에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투사하기 위해 올림픽을 이용하려는 일본의 희망은 이미 꺾였다는 게 중론이다. 성화에 불이 붙기도 전에 각종 스캔들과 코로나19, 국내외 비난 여론으로 점철되며 축제보다는 ‘코로나 올림픽’으로 불리는 상황이다. 평소 일본에 우호적인 서구 언론들조차 도쿄올림픽의 실패를 예상하며 등을 돌렸다.

이번 올림픽이 열려야하는 유일한 이유 하나는 선수들이다. 각 종목의 선수들이 수년 동안 훈련을 받았고 기회를 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먼저는 정치·상업적 셈법으로 경기 개최를 강행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이번 가을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고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운영비의 73%를 차지하는 방송 중계권료 등을 얻고자 한다는 관측이다.

누구도 찬성하지 않는 도쿄올림픽. 그럼에도 경기는 이미 시작됐고, 23일 개막식은 열릴 것이다.

어떤 선수와 사건이 올림픽 기간 중 주목을 받을까. 네 가지 주요 포인트를 정리했다.

◆전염병에 최초로 연기된 올림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문제는 도쿄올림픽을 관통할 핵심 주제라고 해도 무방하다.

처음부터 코로나19는 이번 올림픽에 1896년 근대 올림픽 태동 이래 최초로 연기된 최초의 올림픽, 첫 무관중 대회라는 불명예 딱지를 달아줬다.

도쿄에서는 지난 6월부터 확진세가 커져 코로나19 긴급사태가 연장됐다. NHK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일본 코로나19 확진자는 4943명을 기록했으며, 특히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도 내 신규 확진자는 1832명으로 전체 확진자 중 37.1%를 차지했다.

이번 달 일본에 온 선수들을 포함해 확진 판정을 받은 올림픽 관계자는 총 75명이다. 일본에 왔으나 코로나19에 감염돼 기권을 선언한 선수도 나왔다.

올림픽 조직위는 선수촌 등에 마스크 의무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정기 검사 등 방역을 위한 규칙이 담긴 플레이북을 배포했으나 이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조직위는 선수 1만 1천여명에게 16만개의 콘돔을 배포하기로 했는데, 이는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시작된 일종의 전통이다. 그러나 플레이북에는 메달을 깨무는 포즈와 악수 등 선수끼리의 접촉을 포함해 콘돔 사용을 엄격히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조직위는 에이즈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것이고 선수촌을 떠날 때 기념품 형식으로 지급한다고 하지만 선수들이 일본에 있는 동안 이를 사용하는 문제 등은 확실치 않다고 했다고 NPR은 전했다.

선수촌에서 생활하는 선수들은 현지 주민들과 격리돼야 한다는 방침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도쿄 공중보건 전문가 시부야 겐지 박사는 로이터통신에 “격리 체계가 다소 망가진 것은 분명하다”며 “방문객들, 현지인들 사이에 일종의 상호작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도 이미 비상사태에 있어 지구촌의 이목이 쏠리기에 역부족이란 관측도 나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8월 8일 올림픽 성화가 꺼질 때쯤이면 (코로나19로) 10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스타 선수들과 유망주

우사인 볼트가 은퇴하고 마이클 펠프스가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이번 올림픽에 예년만큼의 스타 파워가 부족하다는 비난이 나온다.

그러나 이들의 자리를 차지할 훌륭한 선수들이 부족하지는 않다.

먼저 여자 육상의 앨리슨 펠릭스(미국)는 자신의 통산 7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케이티 러데키(미국, 여자 수영)는 통산 6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관심도로는 오사카 나오미(일본, 테니스)가 단연 돋보인다. 그에게 이번 올림픽은 지난 5월 우울과 불안을 드러낸 후 휴식을 취한 첫 메이저 대회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역대 최고의 체조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시몬 바일스도 다관왕을 노리며 53년 만에 올림픽 종합 우승을 지켜낸 여성 선수가 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뿐 아니라 마라톤 세계기록을 보유한 엘리우드 킵초케(케냐), 올림픽 선수 중에서 최근 1년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NBA 스타 케빈 듀란트(미국, 농구),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하는 진종오(한국, 사격), 테디 리네르(프랑스, 유도) 등의 경기도 기대를 얻고 있다.

◆선수들의 정치 시위

이달 초 IOC가 정치·인종·종교 선전을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 50조를 완화해 경기 전과 기자회견 등 특정 상황에서 선수가 견해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선수들의 행렬도 시작됐다. 경기 중이나 메달 수여 시 시위는 여전히 금지된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지금까지 칠레, 미국, 스웨덴, 영국, 뉴질랜드 여자축구팀 선수들은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무릎을 꿇었다.

1968년 육상 금메달을 딴 후 흑인 탄압을 항의하기 위해 주먹을 들었던 토미 스미스는 개막식과 경기에서 시청자들은 더 많은 시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비 균형 개선… 女 참가율 49%

이번 올림픽에서 IOC와 일본 조직위가 유일하게 칭찬을 받는 부분 중 하나는 올림픽 참가자의 성비 균형이다.

IOC는 작년 모든 참가국 선수단에 남녀 선수를 각각 1명 이상 선발해야 한다는 규정을 도입하고, 남녀 선수가 개회식 공동 기수를 맡을 수 있도록 승인했다.

IOC는 “이번 올림픽은 여성 선수의 참여에 있어 가장 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IOC는 이번 대회에서 여성 선수의 경기 참가율이 49%로 지난 올림픽의 45%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1900년 파리올림픽에 여성 선수가 처음 출전했는데, 당시엔 전체 선수 997명 중 여성은 22명에 불과했다.

IOC는 성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도쿄올림픽에 18개의 새로운 종목들을 추가했다. 야구와 소프트볼을 제외한 모든 스포츠에는 동일한 숫자의 여성과 남성 선수가 존재하는데, 이들 종목엔 선수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영국은 처음으로 올림픽에 남자보다 여자를 더 많이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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