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의 모습.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의 모습.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는 전기를 전하는 성질이 도체(導體)와 부도체(不導體)의 중간 정도인 물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둘로 크게 나뉜다. 또한 시스템 반도체는 팹리스(설계 전문)와 파운드리(위탁제조 전문)로 나뉜다. 지난 2019년 기준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는 3067억 달러로 메모리 반도체(1116억 달러) 분야의 약 3배에 달했다.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컴퓨터, 스마트폰, 각종 웨어러블 기기부터 냉장고, 드론, 자동차까지 안 들어가는 곳이 없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시장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국내 반도체산업의 명암 <4>

 

삼성, 메모리 반도체 강자

2030년 비메모리 1위 목표

기존 계획보다 투자액 확대

美 내 파운드리 투자 지연

TSMC·인텔 이길 수 있을까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면서 9년째 수출 1위를 유지 중이다. 마지막 이야기인 4번째 반도체 기획에서는 우리나라 반도체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역사와 현재를 정리해봤다.

◆삼성 반도체 사업의 역사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설계부터 제작까지 다 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고(故) 이병철 전(前)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은 지난 1980년 삼성반도체를 합병한 후 반도체 개발에 적극 나서며 같은 해 한국전자통신을 인수했고 1983년 미국 뉴저지주에 현지 TV 공장을 차린 뒤 1984년 사명을 삼성전자㈜로 변경했다.

1986년부터 ‘휴먼테크’라는 기업 PR 카피를 내세우며 같은 해 세계 최소형/최경량 4㎜ VTR을 개발했고 1987년 경기도 용인군 기흥읍에 삼성종합기술원을 열었다. 1988년에는 미국 마이크로 파이브 사를 인수하며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했다. 1989년 부문별 대표이사제 개편 후 광주전자를 설립하고 정보통신부문에서 컴퓨터 사업을 별도 부문으로 독립시켰다.

삼성전자가 최신 DDR5 D램 모듈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3종을 공개하며 시스템반도체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고 18일 밝혔다. (제공: 심ㅅ) ⓒ천지일보 2021.5.18
삼성전자가 최신 DDR5 D램 모듈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3종을 공개하며 시스템반도체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고 18일 밝혔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1.5.18

1991년 휴대폰 개발 후 1992년 세계 최초로 64㎆ D램을 개발했고 국내 최초로 양키본드를 발행하고 전사 통합경영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1994년에 256㎆ D램, 1996년에 1㎇ D램도 최초로 개발했다. 1997년 30인치 TFT-LCD를, 1998년 128㎆ SD램 / 128㎆ 플래시 메모리를, 1999년에 MP3 휴대전화 및 3D TFT-LCD 모니터를 세계 최초로 각각 개발해냈으며 인텔로부터 1억불 투자를 받았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인 인텔과의 격차를 줄이기 시작했다. 인텔은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CPU 공급량의 2/3를, SSD 공급량의 1/3을 차지하는 기업이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3년부터 2015년 3분기까지 급격하게 증가했다. 매출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6.4%, 2014년 19.3%, 2015년 3분기 23.3%로 올랐고 영업이익 비중은 같은 기간 18.7%→35.1%→49.3%로 증가했다. 특히 2015년 3분기 실적에서는 직전 분기 영업이익보다 5.80%, 전년 동기 대비 79.80%나 급증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여줬다. 그만큼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도 커졌다는 얘기다.

2017년 1분기부터 점점 반도체 호황의 효과를 보며 역대 1분기 최초로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기 시작하다 3분기엔 반도체 하나로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은 62조원, 영업이익은 14조 5000억원으로 3분기 전 세계 IT기업 중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고 결국 인텔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추월해 반도체 1위 사업자로 부상했다.

반도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현재 삼성 반도체의 위상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강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지난 30년간 세계 1위를 지켜왔다. 특히 RAM(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경우에는 장기간에 걸쳐 왕좌를 지키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 업체다. 실제 램 분야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와 낸드 플래시 메모리 분야 업계 2위인 도시바와도 큰 차이가 있다.

SSD도 수직계열화를 통한 비용 절감 및 품질향상, 엄청난 AS와 품질보증, 즉각적인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속도, 수명, 안정성, 고객지원 넷 다 동 세대에서 1위를 놓치지 않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매해 오랫동안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DDR 메모리의 경우 적절한 성능과 가격, 오버 수율로 유명하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와 비교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은 약하다. 한국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대에 그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2019년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열고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통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에서 직원들이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의 투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신성장 산업에 집중된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19.7.2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에서 직원들이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19.7.2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등으로 파운드리 사업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국내 파운드리 사업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파운드리 서비싱은 의뢰사가 설계·개발한 칩을 삼성전자에서 하청을 받아 생산해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파운드리 사업에 손을 대오기 시작했고 2017년 5월 비메모리 사업부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하며 사업 규모를 본격적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회사 자체의 엄청난 체급과 높은 비메모리 공정 수준으로 빠르게 사업 주도권을 키우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TSMC는 이 중 50% 이상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이 분야 2위지만 격차가 커 쉽지 않은 경쟁을 벌이고 있다.

TSMC는 독주체제를 굳히기 위해 향후 3년간 대만·미국·일본 등에 1000억 달러(약 113조원)를 투자한다. 매년 37조 6000억원을 시설 투자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5월 133조원을 투자하려던 계획에 38조원을 증액해 총 171조원을 해당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TSMC를 앞섰지만 파운드리 부문에 투자하는 규모는 작기 때문에 격차를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매년 30조원 이상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투자는 연 10조원 안팎 수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이어 일본과 유럽에도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인텔은 200억 달러(23조원)를 투자해 미국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한 데 이어 300억 달러(34조원)를 들여 세계 3위 파운드리 회사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나섰다. 반면 1위와의 격차가 큰 상태로 삼성전자의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투자는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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