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국무부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9. (출처: 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국무부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9. (출처: 뉴시스)

‘바이든호’ 출범 후 줄곧 인권 등 가치 강조

“북핵 해결에 도움 안돼” vs “마땅히 다뤄야”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국 정부가 19일(현지시간) 대북정책의 중심에 인권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줄곧 인권과 민주주의 회복 등 가치를 강조해 왔는데, 다만 북한의 핵 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장애 요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 국무부 “대북 접근서 인권 우선시”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미국은 외교 정책의 중심에 인권을 놓는 것에 전념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북한도 포함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전반적인 대북 접근에서 인권을 계속 우선시할 것”이라며 “북한과 같은 정권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우리의 역량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지난 16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전 세계 미국 공관에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을 우선시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보냈다는 미 매체 폴리티코 보도에 대한 답변이다.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내용도 이날 언급됐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북한 주민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중요한 인도적 지원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이를 목표로 한 국제적인 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이 전문을 보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내놓지 않아 보도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평양 시민들이 3일 평양 려명거리를 걷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국가 비상 방역 강화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출처: 평양=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평양 시민들이 3일 평양 려명거리를 걷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국가 비상 방역 강화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출처: 평양=AP/뉴시스)

◆북핵 관련 인권 역할 주목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을 두고 그 방향성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북핵 등 구체적인 사안을 해결하는데 있어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실제로 북한은 인권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크게 반발하며, 대화의 문을 걸어 잠구는 등의 패턴을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통화에서 “모든 행정부가 그렇게 해야 하지만, 이는 비효율적일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권을 언급할수록 북한은 이것을 정권교체 주장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북한의 인권 상황에 큰 목소리를 내지 말자는 건 아니지만 북한의 관점으로 해석할 때 핵 문제에 대한 외교 활동엔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 국장도 “인권을 통한 비확산 문제 해결은 특정 국가가 얼마나 국제사회에 연결돼 있는지에 성공여부가 달려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경우 국제사회와 연결돼 있지 않으며, 따라서 핵문제 해결에 인권이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인권은 미국이 중시하는 가치”라며 “미국은 이런 가치를 전념하려는 의지가 있고, 이는 미국 건국의 토대”라고 말했고,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에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논의해야 할 의무가 법으로 규정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PG).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PG).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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