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곤 논설실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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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선거일 D-day 34주를 앞두고 대선주자들의 인기도가 출렁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지금까지 여야 후보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2강 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해왔는데 여기에 지지도 10%선을 밑돌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중위군으로 부상한 것이다. 민주당 예비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이 이재명 대 반 이재명으로 갈라져 여러 후보들이 집중해 강자로 인식된 이재명 지사를 공동의 적으로 삼아 표적 공격했으나 그 영향으로 인한 낙수효과가 이낙연 후보 1인에게로 쏠린 탓이기도 하다.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 자리를 놓고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총장이 왔다갔다 했다. 그러다가 최근 민주당 예비경선 컨벤션 효과를 타고 이 지사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나가고 있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6~17일까지 조사한 대권 주자들의 결과를 보면 윤 전 총장 30.3%, 이 지사 25.4%, 이 전 대표 19.3% 순으로 나타났고, 그 뒤를 이어 최 전 감사원장이 5.6%, 추 전 법무부 장관 3.4%로 나머지 잠룡들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앞으로 민주당의 경선과정, 야권의 단일화 과정에서 숱한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문제는 정권재창출이나, 정권교체냐로 갈라질 것이며, 현명한 유권자들은 그에 포인트를 맞춰 과연 어느 후보가 적격자인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지금의 인기도나 예측은 섣부른 것이며, 온갖 선거 전략과 상대방 견제가 난무하는 선거전에서는 어느 후보가 어떠니 하는 것은 판단하는 그 부류들의 이야기이지 정확한 바로미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대선일을 7개월 보름 정도 남겨둔 지금 시점에서 그 많은 후보군들을 두고 다 예상할 수 없다. 대개는 여당 후보들은 이렇고 야권 후보들은 저렇고 하는 일반적인 평판에서 결국 국민여론과 지지도에서 15% 이상 받고 있는 유력 후보들은 결과적으로 유리할 것이고, 결국 대결은 여야 후보끼리의 1 대 1 경쟁인바, 최종적으로 어느 후보가 관문을 통과하고 대선 후보로 나섰는지를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말은 지금 상태에서는 백가쟁명(百家爭鳴)만 있을 뿐 하나마나 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현재 정당 또는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은 시골의 노인들도 잘 알고 있는 통상적인 수준에서의 내용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여당의 정치인들은 야권의 유력 후보에 대해 개인적인 판단에서 나오는 예상을 늘어놓고 있는바, 이것은 객관적 사실에 의한 분석을 앞세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희망사항이거나 자신의 정치 입지를 돋보이게 하려는 술수일 뿐이다. 그런 한편으로 같은 후보의 입장에서 당내 상대 후보에 대해 혹평하는 것은 남을 깎아내려야 자신이 올라간다는 다분히 전략적 모략이다. 한편, 야권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국민의당 또는 제3지대에서는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의 평을 늘어놓는바,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이 따로 없는 것이다.

야당에서도 1년여만에 국민의 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을 두고 내부총질이 심하다고 한다. 홍 의원이 야권 유력후보인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 혹평을 내놓기 때문인바, 이미 여러차례 지도부의 경고를 받은 상태에서도 아랑곳없다. 윤 전 총장을 물고 늘어져 지지도가 낮은 자신의 국민지지도를 높여보자는 심사처럼 보인다. 그로 인해 국민의힘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최근 홍준표 의원을 두고 홍 의원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고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윤 총장에 대해 민주당의 집단태클 양상은 그가 야권 대선 후보로서 유력하다는 점에 대한 경계와 걱정이 숨어있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윤 전 총장에 대해 송영길 대표는 “외교를 운전면허 시험 보듯 벼락공부한다”고 했고, 이재명 지사는 상대 후보로서 유승민 전 의원이 제일 부담이라는 말로 윤 전 총장을 평가절하했으며, 앙숙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윤 전 총장의 인기가) 추락 중이다”는 날선 비판을 하는 것은 법치와 공정을 앞세워 정치활동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윤 전 총장에 대한 계획되고, 의도화된 공격으로 보인다.

또 한편 생각으로는, 여야 후보 선정은 재미있어 보인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져 최대 고비다. 이재명 지사가 여당의 최종주자가 될 것이다” 예상하고 있지만 여권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총리가 본 경선에서 타 주자들의 응원을 얻으면 역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야권에서도 국민의힘 자체 후보가 나올 테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의(大義)의 역사적 순리를 앞세운다면 법치주의, 공정을 모토로 해 보수, 제3지대, 진보층을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윤 전 총장의 확장력도 만만치는 앓을 터, 그렇다면 결국 이낙연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한판 싸움으로 낙착될 경우, 이는 결국 정권유지와 정권교체를 놓고 벌이는 최대 ‘봄날 대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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