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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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수칙을 지키며 영화 개봉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지며 영화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델타 바이러스가 국내로 깊게 침투하고 확산되고 있는 상황 속에 올해 여름 극장가의 상황이 가을까지 충분히 이어질 수 있어 이번 여름 극장가의 재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지난 주말 극장가를 찾은 필자는 최대 성수기인 현재 극장가에 다소 먹구름이 낀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대부분 문을 닫았던 멀티플렉스 CGV 등이 영업을 재개한 지 몇 달 안 됐지만, 6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된 틈을 타, 극장가의 불황은 다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멀티플렉스들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오프 제도를 시행해 비용을 절감했다. 상반기에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속속 개봉이 미뤄졌고 극장가는 코로나의 재유행에 초긴장 상태로 시기를 보냈다.

현재 최대 여름 성수기를 맞아 여름 극장가에는 한국영화 빅4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7월 28일 ‘모가디슈’ ‘방법: 재차의’를 시작으로 8월 ‘싱크홀’ ‘인질’까지 대작 영화들이 곧 오픈한다. 한국영화 빅4는 코로나로 인해 계속해서 개봉을 미뤄왔던 작품들이라, 더이상 개봉을 연기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8월 말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올해 한국영화는 역대 최악의 한해에 직면할 수도 있다. 7월만 봐도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영화 관객이 15% 이상 감소했다. 현재 영화 현장에서도 간간이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 제작에 차질도 빚어지고 있는 상태다.

영화계에서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관객의 수요도 많아지고 상영관들도 다시 늘어나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하루 1천명 이상씩 확진자들이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는 영화 투자는커녕, 영화계가 이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 활기찬 모습을 찾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상업영화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상황 속에서 독립영화도 코로나19로 연기되거나 제작이 취소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독립영화제도 개최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9월 중순 이후를 계획하고 있다.

영화계가 휘청이자, 대기업이나 투자사도 투자를 꺼려하거나 고심하고 있다. 일반 관객들이 작품성 있는 독립영화나 저예산영화, 다큐멘터리 등 아트 영화를 만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극장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은 극장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극장업계의 생존이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며 영화산업 지원에 소극적인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영화산업의 생존을 위한 지원책 마련을 호소했으나 정부가 극장과 영화산업 지원에는 소극적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극장업계는 생존을 위한 실질적 지원과 피해보상이 절실해 보인다. 지금 추이라면 올해 하반기에도 극장산업의 상황은 어두워 보인다. 더 많은 영화관들이 사라지고 문을 닫아야 정부가 움직일지도 모른다.

문재인 정부는 백신 확보와 보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매번 백신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불과 지난주에도 백신 예약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의 거듭된 백신 및 방역 정책 실패는 점점 영화계의 어려운 현실을 가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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