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34진 수송작전 투입된 공군 항공기 출발[부산=뉴시스]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에서 파병 임무를 수행하던 중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4400t급)의 승조원 300여 명을 수송할 대한민국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가 18일 오후 공군 김해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현재 청해부대원 승조원 300여명 중 PCR검사 결과가 나온 101명 중 68명이 확진됐다.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에서 파병 임무를 수행하던 중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4400t급)의 승조원 300여 명을 수송할 대한민국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가 18일 오후 공군 김해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현재 청해부대원 승조원 300여명 중 PCR검사 결과가 나온 101명 중 68명이 확진됐다. 2021. 7.18 (출처: 뉴시스)

민간 등 치료 센터에 입소

해군, 전담지원반 가동하기로

추가 확진자 더 나올 가능성도

전문가 “안이한 軍대응 화 키워”

문대통령 “국민 비판 겸허히 수용”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의 장병들이 20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현재까지 82%가 넘는 247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군이 조기 귀국을 단행한 것인데, 이에 군부대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국방부 “장병 전원 PCR 검사”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현지 병원에 입원했던 16명을 포함한 장병 전원은 전날 함정이 정박해 있는 아프리카 해역 인접 국가의 공항에서 공군 수송기(KC-330) 2대에 나눠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들은 당초 내달 현지에서 임무교대를 마치고 오는 10월경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이 결정됐다.

장병들은 서울공항에 도착하면 민간·국방어학원 생활치료센터 등에 분산 입소하고, 입원이 필요한 장병은 군병원에 입원한다.

국방부는 “장병 전원에 대해 PCR 검사를 시행해 그 결과에 따라 구분 관리할 예정”이라면서 “여기서 음성인 장병들은 진해 해군시설에 일정 기간 격리된다고 덧붙였다.

해군은 청해부대가 조기 귀국함에 따라 인사, 군수, 의무, 공보, 방역 대책 분과로 구성된 전담지원반을 가동하기로 했다.

한편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301명 가운데 현재까지 확진된 인원은 247명(82%)이다. 확진자 중에는 문무대왕함 함장과 부함장도 포함됐고, 장교 30여명 중 19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50명은 음성, 4명은 ‘판정 불가’로 통보됐다.

하지만 사람마다 코로나19 잠복기가 다르고, 승조원 전원이 백신 미접종 상태인데다 감염병에 취약한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의 함정 내에서 지낸 점을 감안하면 음성 및 판정 불가 인원 중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연합뉴스 자료사진]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연합뉴스 자료사진]

◆軍방역 실패에 비판 목소리

지난해 2월 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최대 규모의 집단 감염에 군 수뇌부의 방역 실패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또 감염병의 결과로 파병 부대의 작전이 불능에 빠진 것도 이유가 됐다.

국방부와 합참이 “2월에 출항해 파병 전 예방접종이 불가능했다” “이상반응이 발생 시 응급처치가 어렵다” “초저온 냉동고가 함정에 없다”는 등의 해명을 내놨지만 비판이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파병 5개월이 다 되도록 백신 접종 계획을 세우지 않은데다 이달 초 첫 증상자가 나온 뒤에도 검사나 격리 등 조치가 미흡했기 때문인데, 실제로 군 당국이 함정 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감지한 것도 지난 2일 첫 유증상자가 나온 뒤 일주일 이상 지난 10일이다.

청해부대는 그때서야 유증상자 40여명에 대해 첫 검사를 했으며, ‘신속 항체 검사’ 키트를 사용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항체는 감염 2주가 지나야 생기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선 ‘가짜 음성’이 나올 확률이 높은데도 이 결과만 믿고 환자들에 대한 격리 등 추가 방역 조치는 취하지 않아 문제가 된 것이다. 섣부르고 안이한 군의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군 당국이 지난 2일과 10일, PCR 검사를 의뢰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면 급속한 확산을 막을 수 있었을지 않을까 싶다.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비판받아 마땅한 대목”이라며 “다만 군이 조기 귀국을 결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한 것은 잘한 일이다. 지금부터가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고, 나아가 앞으로 내보낼 해외 파병 부대에 대한 점검의 계기로도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군 수장인 서욱 장관이 이날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고개를 숙였고,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군이 나름대로 대응했지만 국민의 눈에는 부족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욱 공동위원장(국방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국방컨벤션센터 태극홀에서 열린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민·관·군 합동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6.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욱 공동위원장(국방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국방컨벤션센터 태극홀에서 열린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민·관·군 합동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6.28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