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화교 소식통 인용 보도
“무역 봉쇄에 극빈자로 전락”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의 청진, 원산 등 일부 지역에서 최근 화교를 포함한 주민들이 생활고로 아사하는 사건이 발생해 지역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9일(현지시간) 강원도 원산시의 한 화교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원산시에서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굶주리는 가운데 아사자까지 발생해 주민들이 술렁거리고 있다”면서 “아사자들 중에 코로나19 사태이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화교가 두 명이나 포함돼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산시는 항구를 통한 관광 개발 주요 거점으로 선정돼 이전에는 일반 지역보다 생활 수준이 안정적이었던 만큼 타지역에서 북한 주민들이 아사하는 상황에서도 원산시에서는 그런 경우가 드물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올해 초부터는 원산시에서도 아사자가 발생했다”며 “굶어 죽은 사람들 중 화교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화교가 굶어 죽다니 경제 위기가 갈 데까지 간 것 아닌가’라는 한탄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또 “원산시에 거주하다 지난 6월에 아사한 것으로 밝혀진 한 화교는 가족 중 혼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올 4월에 중국으로 귀국신청을 해 7월 중순에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한 달을 앞두고 굶주림을 버티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화교소식통도 RFA에 “청진시에는 상당수의 화교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데 화교들은 중국 내 친인척들의 도움으로 중국 상품을 들여다 팔아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해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면서 “하지만 뜻하지 않은 코로나 전염병 발생으로 무역을 못하게 되자 주민들 중에서도 극빈자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화교들은 합법적으로 여러 번 중국에 드나들 수 있어 중국 물건 장사로 경제적으로 부유한 선망의 대상이었다”며 “그러나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화교들마저 굶어 죽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일부 주민들은 ‘조선의 경제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나’라며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