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日스가 통화 (출처: 연합뉴스)
문대통령-日스가 통화 (출처: 연합뉴스)

靑, 日공사 관련… “납득할만한 조치 없어”

전문가 “정상 간 성과 있는 만남 쉽지 않을 것”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일본 언론이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까지 기정사실화한 보도를 내놨지만, 청와대는 아직까지 선을 긋고 있다.

양측 실무진 간 막판 기싸움 속 물밑 간 협의가 그만큼 원활하지 않은 등 이견이 크다는 것인데, 도쿄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인 만큼 실제로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靑 “한일 정상회담 미지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협의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과로서 미흡하다”면서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성적 비하 발언을 한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향해 “막판에 대두된 회담의 장애에 대해 아직 일본 측으로부터 납득할만한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소마 공사에 대한 조치를 두고 “그건 일본정부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일본 정부가 이런 상황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가시적이고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선의에 대해 선의로 응답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국민과 함께 분노할 것은 분노하고, 단호할 것은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라며 “정상회담은 마지막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열린 자세로 임하고 있다는 태도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방일을 결정했으며, 한일 정상회담은 오는 23일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실무진의 격리 일정 등을 고려해 이날 중으로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27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을 담은 2021년 외교청서를 발간하고 이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주재한 각료회의에 보고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27.
[서울=뉴시스]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27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을 담은 2021년 외교청서를 발간하고 이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주재한 각료회의에 보고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27.

◆한일 간 시각차 팽팽

한일 양측 간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 속 두 정상의 만남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방일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모양새다.

양국은 최근까지 일본의 수출 규제, 과거사 문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각종 현안들에 대한 입장차가 큰 데다 여기에 소마 공사가 국내 언론과의 면담에서 문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깎아내리면서 성적 표현으로 비유하는 등 망언을 해 논란이 됐다.

게다가 일본 도쿄 현지의 올림픽 선수촌 내 한국 선수단 거주층에 걸린 이른바 ‘이순신 장군 현수막’에 대한 일본 측 문제 제기도 발생하는 등 여기저기 양국 간 갈등이 만만치 않게 쌓인 상태다.

우수근 콘코디아 대외교류 부총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한일 양국의 모습을 보면 여론전을 앞세워 막판까지 신경전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문 정부가 제시한 성과가 있는 정상회담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짧은 기간이더라도 정상들이 만난다면 일정 정도 의사 확인으로 실무진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들이 생길 수 있는데, 당장은 아니더라도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 등 외신도 이날 소마 공사의 문 대통령 폄하 발언을 타전하고 “한일 정상 간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려는 계획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정치적인 소동이 영토 분쟁과 역사를 둘러싼 양국 간의 외교 관계를 악화시켰다”며 “도쿄올림픽이 지역 협력의 순간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에 더욱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도쿄=AP/뉴시스]지난달 29일 도쿄올림픽 경기가 열릴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의 앞으로 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23일 개막한다.
[도쿄=AP/뉴시스]지난달 29일 도쿄올림픽 경기가 열릴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의 앞으로 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23일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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