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예덕리 신덕 1호 무덤서 출토된 뚜껑 접시(국립광주박물관) ⓒ천지일보 2021.7.19
함평 예덕리 신덕 1호 무덤서 출토된 뚜껑 접시(국립광주박물관) ⓒ천지일보 2021.7.19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삼국시대 무덤인 함평 예덕리 신덕고분의 비밀을 품은 열쇠가 한자리에 모아졌다.

19일 국립광주박물관은 특별전 ‘함평 예덕리 신덕고분–비밀의 공간, 숨겨진 열쇠’를 7월 19일부터 10월 24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발굴조사 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는 처음으로 신덕고분 출토 유물을 한데 모아 공개하는 자리다. 그간 학계에서 연구한 성과를 바탕으로 고분의 특성을 다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함평 예덕리 신덕고분은 2기의 삼국시대 무덤으로 구성된다. 1호 무덤은 위에서 볼 때 열쇠 구멍 모양, 옆에서 볼 때 장구 모양인 6세기 전반의 장고분(長鼓墳; 장고 모양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2호 무덤은 7세기 전반의 원형 무덤이다.

1호 무덤과 같은 장고분은 호남지역에만 총 14기가 있는데, 가까운 곳에 있는 삼국시대의 무덤과는 다른 모양과 성격을 보인다. 오히려 그 모양이 일본 고훈시대(古墳時代)의 주요 무덤인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과 비슷해 주목을 받았다.

함평 예덕리 신덕 1호 무덤서 출토된 굽다리 접시 (제공: 국립광주박물관) ⓒ천지일보 2021.7.19
함평 예덕리 신덕 1호 무덤서 출토된 굽다리 접시 (제공: 국립광주박물관) ⓒ천지일보 2021.7.19

그러나 이런 모양의 무덤이 조사된 적이 없어 그 정체가 의문으로 남아있었다. 30년 전인 1991년 3월, 도굴된 신덕고분을 발견한 국립광주박물관은 무덤 내부에 대한 긴급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과정에서 장고분의 매장시설이 돌방(石室)임을 최초로 밝혔고, 내부에서 화려한 장신구를 포함한 다량의 유물을 확인하였다. 그 후 도굴됐던 유물을 다시 찾았고, 3차례의 추가 발굴조사를 거치면서 무덤에 대한 자료가 차곡차곡 쌓였다.

전시 구성은 총 5부로 구성했다. 각각의 주제는 함평 예덕리 신덕고분의 발견부터 조사, 결과까지의 과정을 순서대로 반영함과 동시에 자료들이 의미하는 바를 충실하게 담았다.

전시 담당자는 “장고분은 오랫동안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던 무덤이었다. 현재로서는 신덕고분이 장고분의 비밀을 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서”라며 “이번 전시는 호남지역 장고분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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