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홍수 속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도시 에르프르슈타트. 현지 당국은 폭우로 집이 침수돼 무너지면서 여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17일 기준 서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폭우로 독일과 벨기에 등에서 170여명이 숨졌다. (출처: 뉴시스)
지난 16일(현지시간) 홍수 속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도시 에르프르슈타트. 현지 당국은 폭우로 집이 침수돼 무너지면서 여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17일 기준 서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폭우로 독일과 벨기에 등에서 170여명이 숨졌다. (출처: 뉴시스)

홍수 때 7m 급류…경보 온전히 전달안돼 참사

당국, 무려 3시간 뒤에야 출동해 2층 생존자만 구조

독일 서부 등 서유럽 일부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홍수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12명이 한꺼번에 희생됐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SWR 방송에 따르면 독일에서 폭우 피해가 가장 큰 라인란트팔츠주의 마을 진치히에 지난 14일 밤 최대 7m 높이의 급류가 밀려들어 왔다.

진치히는 라인강과 아르강 사이의 마을로 집중적인 폭우에 강물이 범람한 것이다.

당국이 마을에 경고를 보냈지만, 일부만 들었다.

가장 큰 비극은 페스탈로치 거리의 레벤실페 요양원에서 벌어졌다.

요양원에는 36명의 장애인이 머물고 있었다.

홍수가 난지도 모른 채 1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12명의 장애인이 갑작스럽게 밀려온 물에 뼈져 숨졌다.

요양병원에는 밤사이 1명의 직원만 머물고 있었다.

이웃들은 요양원에서 나오는 비명을 들었다.

구조대원들은 3시간 후에야 2층에 있던 24명을 구해냈다. 생존자들은 창문을 통해 나와 구조대원들의 보트에 올라탔다.

물이 빠진 현재 하얀색 페인트로 칠해진 요양원의 1층은 황토물에 잠겨있었던 흔적이 벽면에 뚜렷이 남아있다.

요양원은 3m 정도까지 잠겼다.

요양원 인근의 조부모 집에서 진흙으로 뒤범벅된 내부를 청소하던 도미니크 개스퍼(17)는 뉴욕타임스에 "너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조부모는 다행히 무사했다.

이 지역 거주자인 루이스 루피노(50)는 "우리의 보건 시스템은 미국보다 낫지만 여전히 비용을 회피하려 한다"면서 "요양원에 단지 한 명의 직원만 사람들을 돌보고 있었다. (침수로) 불이 꺼졌을 때 그들은 공포에 빠져들었고 물이 들이 들어왔을 때 그들은 기회가 없었다"고 슬퍼했다.

특히 그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당국이 미리 경고했다면 일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치히에는 2만명이 거주해왔는데, 이번 홍수로 요양병원 희생자 외에도 2명의 사망자가 더 나왔다.

또, 2천명이 대피했고, 350명이 집을 잃었다.

아르다리도 무너졌다.

이번 폭우로 독일에서 이날까지 15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라인란트팔츠주에서만 110명이 숨지고 670명이 다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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