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전염성 강한 인도발(發)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백신 접종자들도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일대의 카운티들은 16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공공 실내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했다고 CNN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여기에는 샌프란시스코카운티 외에도 앨러미다·콘트라코스타·마린·샌타클래라·샌머테이오·소노마카운티, 그리고 버클리시가 동참했다.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관할하는 서던네바다 보건구도 백신 접종자와 미(未)접종자 모두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다.

앞서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는 15일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급증하자 미국 지방정부로는 처음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복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캘리포니아주의 새크라멘토·욜로카운티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런 지방정부의 방역 조치 강화를 권장했다.

파우치 소장은 16일 밤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높은 곳에서는 "지역 당국이 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확실히 억제하기 위해 '모두가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하는 식으로 추가 조치를 할 재량권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 초의 겨울철 대확산 이후 처음으로 50개 주(州)와 수도 워싱턴DC에서 모두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또 미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에 따르면 16일 미국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7만9천310명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인 15일의 확진자 2만8천412명이나 15일 기준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 2만6천448명에서 3배 가까이로 껑충 뛴 것이다.

또 최근 며칠 새 하루 2만6천∼3만5천명 선을 오가던 확진자 추이와 견줘도 크게 높다.

이는 일부 주에서 확진자 집계가 지연되다가 며칠치 통계를 한꺼번에 보고하면서 일시적으로 수치가 치솟는 착시 현상일 수도 있다. 존스홉킨스대는 그전에도 여러 차례 집계된 데이터를 며칠 뒤 수정한 바 있다.

컬럼비아대학 의료센터의 크레이그 스펜서 박사는 백신 미접종자가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경고했다.

스펜서 박사는 "어떤 지역에서는 아마도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없고, 사람들이 근심 없이 멋진 여름을 즐기면서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항공 여행객 수는 16일 또다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고기록을 썼다. 미 교통안전청(TSA)은 이날 219만9천여명이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코로나19 핫스폿(집중발생 지역)의 하나로 떠오른 미주리주 스프링필드-그린카운티의 보건국장 대행 케이티 타운스는 코로나19 환자가 늘면서 이번 주 이 지역 병원들의 병상이 꽉 찼다고 말했다.

타운스 국장대행은 "가장 충격적인 것은 (환자의) 인구 분포와 연령"이라며 병원에 입원하고 중환자실(ICU) 치료나 산소가 필요했던 사람들이 고령자에서 20대, 30대, 40대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병원에 입원하는 거의 모든 환자가 백신을 안 맞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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