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델타 변이의 세계 확산으로 이번 여름에도 ‘일상’을 누리긴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4월 13일 독일 북부 샤르보츠에 잇는 발트해 해변에 버려진 마스크. (출처: 뉴시스)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세계 확산으로 이번 여름에도 ‘일상’을 누리긴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4월 13일 독일 북부 샤르보츠에 잇는 발트해 해변에 버려진 마스크. (출처: 뉴시스)

지난주 사망 5만5천명 넘어

백신 속도 느리고 델타 영향

브라질·인도·인니·영국 급증세

백신 접종률 55% 美도 2배↑

백신 영향 올해 초보단 적어

저소득층 국가 접종률 1%

[천지일보=이솜 기자] 전 세계가 이번 주에 두 가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정표를 세웠다. 누적 사망자 400만명을 넘긴 것과 인구 4분의 1 이상(25.6%)이 적어도 한 번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것이다.

다만 감소했던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가 여름 휴가철 다시 늘어 대유행 공포가 세계 곳곳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9주 연속 감소했던 코로나19 사망자가 지난주부터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5만 5천명 이상으로, 전주에 비해 3% 늘어난 수다. WHO는 지난주 확진자 수도 10% 증가해 약 300만명에 달했다며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영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델타+규제 완화+백신 미흡

이 같은 변화는 낮은 백신 접종률, 마스크 등 방역 규제 완화, 그리고 전염성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WHO는 델타가 현재 111개국에서 확인됐으며 향후 몇 달 동안 전 세계적으로 우세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사라 맥쿨 조지아주립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이날 통신에 “이런 영향의 조합이 잠재적인 불씨가 되는 조리법”이라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 전염병 전문가인 데이비드 다우디 박사는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발병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확산세에 세계 곳곳 규제 부활

피해가 큰 아르헨티나의 누적 사망자 수는 10만명을 넘어섰다. 러시아의 일일 코로나19 사망률은 이번 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벨기에는 젊은층에서 델타 감염이 지난 한 주 동안 거의 2배로 증가했다. 영국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루 동안 4만명이 넘는 확진자를 기록했다.

미얀마에서는 화장장이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날만 거의 1천명의 사망자와 5만 4천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를 보고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에서도 하루 확진자 수가 평균 2만 4천명으로 지난 2주 동안 2배로 늘었다.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카운티인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지난 13일 기준 5일 연속 1천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급증으로 호주 시드니와 인근 지역에서는 500만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3주간 시행되고 있는 외출금지 조치가 2주 더 연장됐다. 한국 역시 서울 등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가장 엄격한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됐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델타가 빠르게 확산 중인 스페인에서 일주일도 안 돼 하루 신규 확진자가 4만 명대를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나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일부 지역은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한다. 사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은 영국의 다른 규제들이 해제된 이후에도 버스와 기차 등 공공 교통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해외로 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귀국 전 자가격리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시카고는 미주리주와 아칸소주를 상대로 여행 경보를 내리고 이 지역에 머물다 오는 여행객은 도착 72시간 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거나 백신 접종 완료를 입증하거나 열흘간의 자가격리 지침에 따라야 한다고 공지했다.

◆지구촌 1/4 접종… 아프리카 시급

전 세계의 확산세가 커지고 있긴 하지만 백신 접종의 영향으로 여전히 올해 초보다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훨씬 적은 수준이다.

존스홉킨스대 자료에 따르면 백신 접종 시작 7개월 만에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지난 1월 하루 평균 1만 8천명 이상에서 약 7900명으로 줄었다. 환자 수는 4월 말 이후 절반가량 줄어든 45만명 안팎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 세계 인구의 25.6%가 한 번 이상의 백신을 접종했다. 이는 2주 전에 비해 3.2% 증가한 수치다. 세계에서는 현재 하루 거의 3000만여분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지금껏 35억 1000만분의 백신이 세계서 접종됐다.

그러나 델타 등 변이의 등장으로 백신 접종 속도가 지금보다 현저히 빨라져야 한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특히 저소득층 국가에서는 1%만이 백신을 접종했다. 백신 접종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캐나다, 칠레, 영국, 이스라엘로 모두 70% 수준에 근접한 가운데 인구의 55.2%가 최소 한 번 백신을 접종한 미국이 많은 유럽 국가들을 뒤쫓고 있다. 델타가 특히 빠르게 퍼지고 있는 아프리카 55개국의 백신 접종률은 10% 미만이다.

백신 접종 횟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10억회 이상), 인도(3억 8770만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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