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PG)[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북한, 최대 핵탄두 47개분 핵물질 보유”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하노이회담 당시 북미 정상이 영변 핵시설 폐기에 합의했다면 북한의 무기생산 역량이 80%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영국과 러시아의 민간연구소의 공동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와 러시아 에너지·안보연구센터(CENESS)는 14일(현지시간) 공개한 ‘한반도 내 북한의 전략적 역량과 안보: 앞을 내다보기’라는 제목의 공동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북한 내 다른 지역에서 고농축 우라늄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북한의 핵물질 80%는 영변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 발간 기념 온라인 토론회에서 “북한 핵 역량에서 영변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변 외 다른 농축시설 1개가 더 있다는 가정을 할 때 영변의 문을 닫는 건 북한의 핵 개발을 막는 결과로 이어진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이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물론 수소폭탄의 원료 중 하나인 3중수소도 못 만들게 된다며, 영변 폐기는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며 민생과 관련된 대북제재 5건의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이 영변 외에 ‘플러스알파(+α)’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최소 13개에서 최대 47개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의 과거 영변 핵시설의 가동 정황을 토대로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 추정치를 계산하는 방식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1986년부터 최근까지 영변 핵시설에서 약 42~55㎏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여기에서 공정 손실률 10%와 과거 6차례의 핵실험에서 사용한 20㎏을 제외하면 18~30㎏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 양이라는 얘기다.

고농축 우라늄의 경우 연간 영변 핵시설에서 60~80㎏을 생산하고 평양 인근의 우라늄 농축공장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천리마’ 지역에서 15~20㎏을 만들어냈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다만 영변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지 않았을 가능성과 핵실험 때 사용된 양 등을 감안해 고농축 우라늄의 최종 추산치는 180~810㎏ 사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탄두 1개에 들어가는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의 양을 각각 4㎏과 20㎏으로 계산해, 플루토늄용 핵탄두는 4~7개, 고농축 우라늄용 핵탄두를 9~40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를 토대로 북한의 핵탄두가 최소 13개에서 최대 47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반도에서 급격한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겠지만, 2018년과 2019년은 비핵화로 향하는 과정들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양자와 다자 간 경로를 혼합한 다국적 접근이 (비핵화에) 가장 유망하고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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