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1.07.13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1.07.13

“여권 사람이 와이 치고 우리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 주장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가짜 수산업자 김모(43)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이동훈(51)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경찰에 출석해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위원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오후 6시께까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앞서 사기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인 김씨는 이 전 위원에게 골프채 등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위원은 조사를 받은 뒤 오후 6시쯤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에게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권, 정권의 사람’이라는 사람이 찾아온 적이 있다”며 “‘와이(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저는 안 하겠다, 못 하겠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 윤 총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한 그 날”이라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공작이다”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은 “김모씨와 어떻게 알게 됐는가” “선물을 받은 대가로 무엇을 약속했는가” “윤 전 총장 대변인직 사퇴와 이번 사건이 관련있는가” 등 이후 취재진의 이어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그대로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이 전 위원은 이후 입장문을 통해 “제가 김씨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받았다고 언론에 보도가 됐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해 8월 15일 골프 때 김씨 소유의 캘러웨이 중고 골프채를 빌려 사용한 후 저희집 창고에 아이언 세트만 보관됐다. 풀세트를 선물로 받은 바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제가 윤 총장 대변인으로 간 뒤 경찰은 이 사건을 부풀리고 확대했다”며 “피의사실 공표가 윤 총장의 정치참여 선언일인 6월 29일 시작됐다. 하지만 사건 입건만으로 경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은 유래없는 인권 유린”이라고 했다.

이 전 위원은 “저에 대한 실체적 조사도 없이 입건 여부와 피의사실을 흘린 경찰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경찰과 언론에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즉각 당 차원의 진상규명 착수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이 전 위원의 ‘여권인사 회유 폭로’ 보도가 나온 직후 해당 기사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충격적인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을 도우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회유를 했다니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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