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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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을 맞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새 1100명 늘어났다. 확진자 수로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4차 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12일부터 2주간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이 제한되면서 사실상 ‘야간외출’ 제한 성격을 띠고 있어 그렇잖아도 영업이 어려운 영화계가 또다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적자에 시달리고 종로를 지키고 있던 상징인 서울극장이 다음 달을 끝으로, 42년 만에 극장 문을 닫기로 했다. 서울극장은 최근 몇 년간 내리막길을 걷다가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결국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서울극장은 이미 폐업한 종로 피카디리, 단성사와 함께 한국 영화계를 대표했던 극장들이다. 서울극장은 2000년대 초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밀려난 후 최근 2년간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에 직격탄을 맞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코로나는 지난해부터 영화관 관객수 대폭 감소, 적자를 안겼고 영화산업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멀티플렉스도 휘청거리는 상황에 독립영화관들은 말할 것도 없다. 생존이 중요한 시점에, 순수 예술이나 작품성 추구는 지금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동안 영화관은 동반자 외 거리 두기를 운영해 왔으나 거리 두기 4단계에서는 동반자가 2인으로 축소된다. 그것도 밤 10시까지만 가능하다. 관객 중심에서 방역 중심으로 이동한 것이다. 밤 10시 이후 운영 중단은 스크린당 최소 1~2회씩 상영 회차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고 핫한 여름 시즌 성수기에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멀티플렉스들은 5월부터 백신 접종이 늘면서 여름부터는 확실히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고 수익이 개선되고 다시 영화관에 시원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 확산과 방역 실패로 영화관 산업은 예상할 수 없는 불안한 길을 걷게 됐다.

멀티플렉스 롯데컬쳐웍스는 향후 2년간 롯데시네마 전국 100여개 직영관 중 20여개 지점의 문을 단계적으로 닫을 예정이다. 지난해 직영관 기준 황학점, 청주점, 검단점, 파주아울렛점의 문을 닫았다. CJ CGV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5834억원에 그쳤고, 3887억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628억원의 적자를 냈다.

위기에 몰린 멀티플렉스들은 현재로선 좀 더 추이를 지켜보면서 관객들의 안전에 최선을 기울이고 보다 효율적인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영화산업이 위기를 맞자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생존 위기에 직면하는 영화인들도 늘고 있다. 신규 제작은 점차 줄어들고 투자사들이 투자를 꺼려하면서 영화산업 생태계 전반적인 위기로 번질 태세다. 이 여파는 영화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에게 그대로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 코로나 사태는 멈출 것이다. 코로나 후 한국영화산업은 또다시 시장 확대를 통해 질적, 양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코로나 기간 동안 산업구조의 한계에 직면했지만 이 위기를 계기로 탄탄해질 것이다.

백신 접종이 타 국가들처럼 전 국민에게 본격화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영화산업은 당분간은 어두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다시 영화관으로 관객을 모으기 위한 전략을 지금부터라도 고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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