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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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만 해도 자기계발 열풍이 뜨거웠다. 어느 때부터인가 ‘자기계발’ 말만 나와도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자기계발을 한다면서 너무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였을 것이다. 그러면서 힐링, 치유, 쉼 등의 단어들이 자기계발의 자리를 차지했다. 힐링이나 쉼 등의 중요성을 잘 알고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자기계발이 그렇게 내쳐져야 할까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힘들다.

자기계발(自己啓發)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잠재하는 자기의 슬기나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워 줌’이라고 나와 있다. 좀 더 큰 의미로 쉽게 표현해 보자면 뭔가 더 나은 방향으로 노력하는 모든 것을 총칭해 ‘자기계발’이라고 할 수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은 젊은 시절, 열심히 공부해서 과거시험에 응시하지만 번번이 낙방하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안타깝게 생각한 아버지는 밥벌이라도 하려면 관상이라도 배우기를 권했다. 아버지의 조언으로 ‘마의상서’라는 관상책을 구해서 독학을 하게 됐다. 어느 정도 공부가 됐다고 생각한 그는 거울 앞에 앉았다. 우선 자신의 관상을 보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얼굴에서 가난, 살인, 풍파, 불안, 거기다 비명횡사할 액운까지 최악의 관상임을 확인하게 된다.

“내 관상이 이러한데 누구의 관상을 볼 수 있단 말인가”라며 좌절하고 있을 때 눈에 들어온 한 구절이 있었다.

‘얼굴 잘생긴 관상觀相은 몸이 튼튼한 신상身相만 못하고, 몸이 좋은 신상은 마음씨 좋은 심상心相만 못하다.’

관상을 뛰어 넘는 것이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알고 좋은 마음을 갖기 위해서 애쓰면서 기울어가는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기로 마음먹었다. 훗날 그는 민족지도자들과 상해임시정부를 이끌어 우리나라 독립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좋은 인상을 갖기 위해서 미소 짓는 연습을 하는 것, 애써서 한두 번 더 웃어 보는 것, 이런 작은 것들이 자기계발의 시작이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둔다면 미움으로 가득할 마음을 밝게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것, 다른 사람들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는 것, 조금이라도 나아지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면 그 모든 것이 자기계발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

이러한 자기계발은 작게 출발하지만 그것이 또한 사회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세상은 모두 연결돼 있어, 무심코 지은 표정 하나가 나비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자기계발은 절대 자기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심은 작은 행복의 씨앗이 주변 사람을 바꿀 정도의 큰 행복이 돼 돌아오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각자가 다 자기계발로 자신의 행복만 책임질 수 있다면 힐링이나 치유라는 말도 사라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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