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월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취임식을 대신해 열린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4.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월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취임식을 대신해 열린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DB

EUV 활용 4세대 D램 양산

생산성·원가경쟁력 개선돼

기존 제품 대비 전력 20%↓

향후 EUV 기술 경쟁 지속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SK하이닉스가 12일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4세대(1a) 모바일 D램 양산에 성공하면서 D램 시장에서 경쟁 중인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보다 기술적 우위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양산은 SK하이닉스가 EUV 공정 적용을 공식화한 지 1년도 안 돼 거둔 성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빠른 결단이 있었기에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업체 간 EUV 기술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10나노급 4세대 미세공정을 적용한 8기가비트(Gbit) LPDDR4 모바일 D램의 양산을 이달 초 시작했다. LPDDR4(Low Power Double Data Rate 4)는 이동식 디바이스용으로 개발된 저전력 D램이다.

이 제품은 SK하이닉스의 D램 중 처음으로 EUV 공정 기술을 통해 양산된다는 의미가 크다. EUV 공정은 웨이퍼에 더 세밀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어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기존 불화아르곤(ArF) 공정보다 제품 불량률은 낮고, 성능은 높일 수 있다.

조영만 SK하이닉스 1a D램 TF장(부사장)은 “이번 1a D램은 생산성과 원가경쟁력이 개선돼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EUV를 양산에 본격 적용함으로써 최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EUV(극자외선)를 활용해 양산하는 10나노급 4세대 D램. (제공: SK하이닉스) ⓒ천지일보 2021.7.12
SK하이닉스가 EUV(극자외선)를 활용해 양산하는 10나노급 4세대 D램. (제공: SK하이닉스) ⓒ천지일보 2021.7.12

업계에서는 앞으로 EUV 활용 수준이 기술 리더십의 우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EUV 공정기술의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향후 1a D램 모든 제품을 EUV를 활용해 생산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신제품의 생산성 향상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a D램은 이전 세대(1z) 같은 규격 제품보다 웨이퍼 한 장에서 얻을 수 있는 D램 수량이 약 25% 늘어났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D램 수요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급에 1a D램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LPDDR4 모바일 D램 규격의 최고 속도(4266Mbps)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면서도 기존 제품 대비 전력 소비를 약 20% 줄였다. 저전력 강점을 보강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이 ESG 경영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SK하이닉스는 이번 LPDDR4 제품에 이어,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 차세대 D램인 DDR5에는 내년 초부터 1a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메모리반도체시장은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메모리반도체시장은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로 전체 시장의 41.2%를 차지했다. 이어 SK하이닉스(28.8%)와 마이크론(24.3%)이 뒤따랐다.

앞서 최 회장은 반도체 경기가 하락세를 보이던 2년 전 EUV 전용 생산라인을 포함한 신규 반도체 팹(생산공장) ‘M16’ 설립을 추진했다. M16은 SK하이닉스의 최대 규모 생산 시설로 2018년 11월부터 3조 5000억원, 공사 인력 334만명을 투입돼 25개월 만에 준공됐다. 당시 일부 경영진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빠르게 추진돼 이날과 같은 성과를 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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