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1.7.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1.7.10

신규 확진자 연일 최다 기록

자영업자들, 정책 불만 쏟아내

“거리두기 연장·강화 의구심”

 

상인들 ‘울상’… “너무 힘들어”

‘민주노총 집회 방치’ 지적도

“국민들을 위한 정책 펴내야”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요즘 죽을 맛입니다. 임대료에 빚에 가슴도 답답하고 머리도 터질 거 같네요. 방법이 없으니 정부 정책을 따라야 하겠지만, 자포자기한 상태입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다기록을 연일 경신하는 등 4차 대유행이 현실화 됐다. 이에 정부가 오는 12일부터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대유행·외출금지’인 4단계를 적용한다는 소식에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이 다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10일 만난 자영업자들은 입을 모아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명동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박선자(50대, 여, 서울시 마포구)씨는 “정부가 하는 언행을 보면 언제나 일방적이다”라고 꼬집었다. 박씨는 “정부가 우리 같은 서민이랑 소통하고 정책을 결정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렇게 백신으로 코로나19를 안심시키더니 이제 와서 확진자가 늘어나니 다시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건 우리보고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명동 거리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김기현(가명, 51, 서울시 마포구)씨는 “아예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할 때 방역 정책을 강화해 씨를 말렸어야 한다”며 “거리두기를 완화해서 확진자가 증가하면 다시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하고 (확진자가) 줄어드니 다시 풀어주는 식의 정책으로 오락가락하다가 두 마리 토끼 다 놓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음식점에 테이블이 놓여 있다. ⓒ천지일보 2021.7.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음식점에 테이블이 놓여 있다. ⓒ천지일보 2021.7.10

상황은 음식점도 마찬가지였다. 명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최은태(가명, 50대, 남)씨는 코로나19와 거리두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불만을 내비쳤다. 최씨는 “이젠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연장한다고 정말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정부와 서울시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희망고문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가게 매출은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최대 1/10로 줄어든 적도 있었다.

라면 전문점을 운영 중인 김선옥(가명, 40대, 여)씨는 “무엇보다 임대료가 제일 걱정이다. 코로나19로 매출이 반 토막이 났는데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어떻게 할까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평소 점심시간이면 기다리는 손님도 있었는데 이제는 다시 예전처럼 파리만 날릴까 두렵다”며 “도대체 어디에 대고 이 답답함을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이어 “계속해서 확진자수가 최고치를 찍고 있어 정부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며 “그냥 코로나19가 제발 좀 끝나기만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 너무 늦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산다는 취업준비생 최준혁(26, 남)씨는 “알바를 구했었는데 사장님이 어제 미안하다면서 전화를 줬다. 원래 1일부터 출근하려고 했는데 거리두기가 유예가 되더니 이제 2주 연장한다고 하니 안 될 것 같다 하는데 이해는 되지만 너무 답답하다”며 “차라리 거리두기 완화를 하지 말고 계속 유지했으면 이렇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알바 자리가 ‘하늘에 별 따기’인데 너무 아쉽다”며 “당장 취업하기도 힘들고 돈을 어디에서 구할 수도 없어 정말 답답한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음식점에 테이블과 의자가 쌓여 있다. ⓒ천지일보 2021.7.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음식점에 테이블과 의자가 쌓여 있다. ⓒ천지일보 2021.7.10

남대문 근처 보쌈집에서 일하는 여직원인 여기진(가명, 50대)씨는 “술은 3~4명은 돼야 먹는데 술손님은 어제부터 없었고 근처 회사에서 야근하는 분만 식사하러 왔다”며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손님이 없어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월급 받는 사람은 매출이 어느 정도 올라야 받는데 코로나로 매출이 저조하니 힘들다”며 “또 방역조치 잘못해서 확진자가 나오면 바로 영업정지 들어가고 벌금을 물어 손님도 함부로 못 받아 불안하고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주 있었던 민주노총 집회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은 “코로나19 유행이 또다시 시작되면서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특히 이번 민주노총 집회를 정부에서 적극 나서서 말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엄정하게 대응한다고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며 “그렇게나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을 이야기하면서도 집회를 방치했는지, 후속 조치는 한다면서 그렇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정책을 따라야 하겠지만 너무 답답하다”며 “지쳐 가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1378명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78명으로 집계되면서 사흘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7.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78명으로 집계되면서 사흘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7.10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