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개월 만에 1200명을 넘어서면서 우려했던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역사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수도권의 새 거리두기 적용 여부를 비롯한 방역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어 전체적으로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1212명으로 집계됐다. ⓒ천지일보 2021.7.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개월 만에 1200명을 넘어서면서 우려했던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역사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수도권의 새 거리두기 적용 여부를 비롯한 방역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어 전체적으로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1212명으로 집계됐다. ⓒ천지일보 2021.7.7

젊은 층에 ‘방역 해이’ 자초

“자발적인 방역동참 독려해야”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국내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로 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진단을 받고 있던 한국경제가 코로나 팬데믹 4차 유행의 초입단계에 들면서 큰 위기를 맞게 됐다.

당초 정부는 지난달 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2%까지 내다봤다. 작년 12월 전망(3.2%) 때보다 1.0%포인트나 높였는데, 그 배경은 백신 접종 확대와 확장재정 정책에 소비가 회복세를 탈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수출도 호조를 보인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론 때문에 방역 긴장감을 해이하게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이 일시적으로 조정됐으나 대내외 상품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산업생산은 건설업을 제외한 대부분 산업이 기저효과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7.3%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계절조정 전월 대비 증가율은 0.1%다. 원자재·중간재 수급 차질로 자동차산업과 건설업 등의 생산이 일부 제약됐지만,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경제 심리지표도 개선되는 흐름이라는 게 KDI의 분석이다.

수출은 전월(45.6%)에 이어 39.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를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웃돌며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도 견실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5.2)보다 5.1포인트 상승한 110.3을 기록하며 이 역시 회복세를 이어갔다.

KDI는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는 향후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결국 4차유행이 거의 현실화됨에 따라 국내 경제는 위기를 맞게 됐고, 이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방역 완화 정책이 원인으로 꼽히는 지적도 나온다. 백신 접종률이 여전히 낮고, 20~30대 접종은 8월 중순 이후에야 시작되는데도 정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국내 경기도 4.2% 달성할 것이란 낙관론을 잇달아 내놓은 것이다. 이것이 젊은 층에게 ‘방역 해이’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6월 말 기준 국내 백신 1차 접종률은 29.8%에 그쳤으나 접종자에 대한 노 마스크 혜택까지 주면서 방역에 지나친 자신감을 보였다.

정부는 뒤늦게 셧다운(봉쇄) 수준의 4단계까지 고려하며 처벌까지 강화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에 대해 현 상황에서 거리두기 강화는 경기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방역에도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제12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1.7.8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제12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1.7.8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정부가 당초부터 경제성장률에 지나치게 너무 높게 잡아 낙관을 했고, 마치 금방 코로나가 잡힐 것처럼 말해 방역에도 해이했다”면서 “이제는 추적이 불가능한 감염자가 많아졌기 때문에 거리두기 단계를 높인다고 해도 확진자 수는 줄지 않을 것이고 자영업자들만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교수는 “현 시점에서 가장 좋은 해결책은 정부가 그동안 방역에 안이했다는 것을 반성하고 사과하면서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자발적인 방역 동참을 독려해야지, 방역을 어길시 처벌하고 엄벌한다는 식의 겁만 주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을 짜증나게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이나 일본이나 경우는 백신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백신을 열심히 공급하면 되는데, 우리는 아직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지금이라도 백신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초·중·고교생들을 갑자기 학교로 오게 한 것과 식당이나 카페 등이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문이나 창문을 다 닫고 영업한 것이 집단감염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우리나라는 백신이 없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이라 정부가 원하는 4.2% 성장률 달성에는 큰 위기를 맞았다”면서 “중요한 것은 코로나 변이를 막는 것이기에 지금이라도 제주도처럼 영업점에서 에어컨을 켤 때는 문이나 창문을 다 열도록 의무 시행할 것과 학교의 전면개학 방침을 철회해 집단감염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겸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8월 예고된 소비쿠폰 재개시기에 대해 방역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1차 백신 접종률이 50%가 되면 외식·체육·영화·전시·공연 쿠폰의 사용을 재개하고 프로스포츠관람권 쿠폰을 신규 가동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또 1차 접종률이 70%까지 오르면 숙박·관광쿠폰을 재개하고 철도·버스 쿠폰도 신규 발행한다는 계획이었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지만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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