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세로부터 시작한 초막절
[천지일보=최유라, 손선국 기자] 초막절(草幕節)이란 풀 ‘초’, 장막 ‘막’, 절기 ‘절’자를 합친 말이다. 다시 말해서 풀로 집을 만들어 살던 것을 기념하는 절기다.초막절은 유대교의 3대 절기 중 하나이며 시기는 유대력으로 7월(태양력 9~10월) 15~21일 일주일 동안 진행된다. 이스라엘 민족은 ‘절기를 지키라’는 성경말씀에 입각해 지금까지 연중행사로 지키고 있다.
구약 성경 레위기 23장 34~41절에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칠월 십오일은 초막절이니 여호와를 위하여 칠일 동안 지킬 것이라… 너희는 매년 칠일동안 여호와께 이 절기를 지킬찌니 너희 대대로의 영원한 규례라 너희는 칠월에 이를 지킬찌니라”고 돼 있다.
이 절기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홍해의 기적으로 유명한 모세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집트 왕자로 입양된 이스라엘인 모세는 하나님의 명을 받고 애굽(이집트)에서 노예로 살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 땅으로 데리고 가고자 구출한다. 중간에 홍해를 가른 뒤 40년간 광야생활을 한다. 이 때 이들이 주거한 공간은 초막이었다. 이를 기념하는 절기가 초막절이다.
현재 이스라엘은 초막절을 지키기 위해 학교, 회사, 가게 심지어 군대까지 대부분 문을 일찍 닫는다. 이들은 옛날 선조처럼 풀을 엮어 아파트 베란다, 마당 등에 초막을 만들어 7일간 초막절을 기념한다.
◆ 초막절 왜 지켜야 할까
오늘날 기독교인은 초막절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많다. 쉐마교육원 원장 현용수 목사는 “모세 때 초막은 오늘날 교회와 전혀 상관없다”며 “초막절 절기는 구약에서 지키라고 명한 것이기 때문에 유대인은 지킬지 모르지만 오늘날 신약시대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은 안 지켜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약성경에서도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이 절기를 지킨 역사가 기록돼 있어 절기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이스라엘 성경연구원(KIBI) 송만석 대표는 “초막절은 예수님의 재림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그 의미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KIBI에 따르면 예수는 어렸을 때(눅 2:41)나 가르침을 전할 때나 생의 마지막까지 절기를 지키다가 유월절 떡을 떼고(마 26:2, 17~19) 돌아가실 때까지도 절기를 지켰다.이후 예수가 부활 승천한 뒤에도 그의 제자들은 절기를 지켰다.
베드로는 요한의 형제 야고보가 처형된 후에도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예루살렘에 갔다가 결국 헤롯당에서 잡혀 감옥에 갇혔다(행 12:1~5).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이 오순절 절기를 지키려 예루살렘에 왔다가 경험한 사건이 오순절 성령사건이다.
송 대표는 “첫 초막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전 광야에서 초막을 만들어 생활한 것을 기념하지만 두 번째 초막절은 예수님의 재림으로 성취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오늘날 기독교인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은 마치 나그네(광야 생활한 이스라엘 백성)와 같이 살고 있는 것”이라며 “이스라엘 백성이 구원받고 가나안 땅에 들어간 것처럼 오늘날 우리는 예수님이 오시어 메시아 왕국이 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구원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 영적 초막절 지키는 ‘신천지’
초막절을 지키는 개신교 교단 중 하나인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지연 강사는 “구약에 기록된 초막절은 장래사의 모형과 그림자”라며 “신천지는 구약과 같은 의미로 초막절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참 뜻을 깨닫고 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굽에서 나온 선민이 초막에 거했던 것처럼 오늘날 애굽처럼 패역한 교단에서 나온 신천지 성도들이 산에 모여 예배드리던 날을 기념하는 새 언약의 절기”라며 “구약의 초막절에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렸듯이 영적 첫 열매가 된 자신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현 개신교가 성경을 문자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성경을 문자적으로만 보면 하나님의 참뜻을 깨달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지켜야 할 초막절 역시 모세 때 지켰던 문자적인 초막절이 아닌 영적으로 재해석된 초막절의 의미를 알고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성암교회 이춘식 목사는 “2000년 전 예수님이 오셔서 구약의 모든 절기를 폐하시면서 더 이상 문자에 매이지 말라고 하셨다”며 “이제 신약의 신앙인들은 그 절기의 영적 의미를 깨달아 지키는 것이 진정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