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단세미나에 나선 한 강사는 개신교인 4명이 모이면 그중 한 명은 반드시 이단이라면서 옆에 있는 성도도 가족도 때로는 전도사나 목사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 개신교인 4명 중 한 명은 ‘이단’의 굴레를 쓰고 사회의 곁눈질을 받는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렇게 ‘이단’이라고 곁눈질을 받는 신도들도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이단이라고 칭하면 정말 하나님 보시기에도 이단이 되고 사회에서 매장이 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과거 순복음 교회는 대표적인 이단이었지만 지금은 한기총이 순복음 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드릴 만큼 상황은 역전됐다. 그렇게 한기총이 인정하는 소위 정통교단이 됐지만 순복음 교단은 총회장의 가족 간 재산 싸움을 비롯해 재단과의 재산 싸움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한기총은 또 어떤가. 대표회장 금권비리를 폭로해 개신교계가 발칵 뒤집힌 게 엊그제 같은데 그 비리 당사자를 다시 선출하는 요지경을 보여주고 있다. 썩을 대로 썩어 세상의 걱정거리가 된 한국 개신교가 누구를 이단 삼단 논할 처지가 아님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지만, 당사자들만은 서로의 비호세력이 돼 ‘회개만 하면 된다’는 식의 어이없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국 개신교는 북한을 비롯해 각국 난민 구호에 힘쓰고 심지어 국가에서 가지 말라는 중동지역까지 가서 선교하는 열정을 보이면서도, 정작 우리 땅 우리 민족임에도 소위 한기총 소속 목사들이 정한 ‘이단’에 대해서만큼은 온갖 멸시와 폄하를 서슴지 않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기총과 소속 목사들이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이 아들 예수까지 줘가며 살리고자 하신 사람인지, 자신들의 교단과 명분인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지금 한국 개신교 목회자들이 죄를 덜 짓는 방법은 남을 정죄하는 말과 행동이라도 삼가는 것이다. 양심 있는 목회자라면 자신이 말씀과 사랑으로 가득한 예수를 닮았는지, 스스로는 하나님의 목자라 생각했지만 예수님이 ‘마귀의 자식’이라 칭했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을 닮았는지 성경에 비춰보고 돌이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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