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출처: 연합뉴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출처: 연합뉴스)

총장 지휘 회복 여부에 박범계 “중앙지검장 맡는 기조로 검토”

서울중앙지검, 배우자 김건희씨와 윤대진 검사장 관련 수사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의 법정구속 이후 정치권을 향한 검찰의 칼끝이 더욱 주목을 받는 가운데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5일 윤 전 총장 가족·측근 비위 의혹의 수사지휘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맡기는 기조 하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박 장관의 발언은 앞서 추미애 전 장관이 내린 수사지휘 내용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의 가족·측근 의혹과 관련 당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배제하는 내용의 수자지휘권을 행사했다. 당시 윤 전 총장이 현직이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지만, 이후 김오수 총장으로 바뀌었음에도 총장에 대한 지휘는 여전히 유효하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기 때문에 김 총장이 지휘를 회복해 부담을 앉는 것 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쪽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 관련 수사는 수사팀의 지휘라인인 서울중앙지검장이 전적으로 맡아왔다. 고위간부(대검검사급) 인사 전에는 이성윤 서울고검장(인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했고, 인사 후엔 이정수 현 지검장이 지휘 중이다.

윤석열(왼쪽) 검찰총장과 배우자 김건희 코비나 컨텐츠 대표. 2019.7.25.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배우자 김건희 코비나 컨텐츠 대표. (출처: 연합뉴스)

다만 이 지검장 역시 현 정부 아래서 서울남부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반대편의 공정성 시비 제기 가능성은 여전하다.

오히려 박 장관과는 김 총장보다는 이 지검장이 더 가깝다는 관측도 있어 김 총장보다 이 지검장 지휘 아래서의 윤 전 총장 관련 수사가 더 강도가 높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윤 전 총장의 배우자 김건희씨 관련 의혹 2가지를 수사 중이다.

김씨는 2010~2011년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조작 과정에 김씨가 ‘전주(錢主)’로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해당 의혹은 지난해 2월 ‘뉴스타파’가 집중보도 하면서 불거졌다.

또 윤 전 총장이 2019년 6월 검찰총장에 지명되자 김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협찬 대기업 숫자가 4곳에서 16곳으로 급증해 김씨가 일종의 ‘뇌물성 협찬’을 받은 게 아니냔 의혹도 존재한다.

현재 검찰은 최근 인사를 통해 반부패2부에 반부패수사 경력이 있는 박기태·한문혁 부부장검사를 배치했다.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 ⓒ천지일보 DB
윤대진 검사장. ⓒ천지일보 DB

박기태 부부장은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에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관련 횡령·배임 수사에 참여했다. 한문혁 부부장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서 신라젠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관련 수사에 참여한 이력도 있다.

이에 김건희씨 관련 수사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냔 분석이 제기된 상태다.

김씨 관련 수사를 계속 해오던 정용환 부장검사가 옮겨간 반부패1부에 재배당설도 있었으나 현재로선 반부패2부가 수사를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형사13부(임대혁 부장검사)는 윤 전 총장의 측근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이다. 윤 전 총장은 2012년 윤 전 서장에게 대검 중앙수사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시켜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윤 전 총장과 윤 검사장은 ‘대윤’ ‘소윤’으로 불리며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당분간 칼자루는 이 지검장이 쥐게 된 만큼 그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수사 내내 공정성 시비가 제기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수사에 실패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도 온전히 자신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