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6.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6.9

부동산원 조사, 서울 110.6 전주比 0.2p↑

“불안정한 시장에 거주수요 전세로 몰린탓”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요를 나타내는 지수가 15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매수요가 줄고 전세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4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10.6로 전주인 110.4보다 0.2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전세매물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의 비중을 지수화 한 것이다. 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많아지거나 수요가 적어지는 것을 의미하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아지거나 공급이 줄어듦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5월 1주 104.4에서 4주 107.0으로 올랐고 6월 1주부터 4주까지 108.5→109.7→110.4→110.6를 기록하며 점차 커지고 있다.

서울지역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상반기 110 수준을 유지하다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 2법’이 본격 시행된 8월 이후 임대인들이 규제를 피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 등으로 돌리거나 매물을 거두면서 꾸준히 올라 11월 3주 133.3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2월까지 120 수준을 기록하던 전세수급지수는 공공주도형 부동산 재개발 정책인 2.4대책의 영향으로 3월부터 110대로 떨어졌고 4월 4주에는 103.3을 기록하며 안정화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6월부터 잇따른 징벌적 부동산 중과세로 늘어난 세 부담을 피해 일부 임대인들이 전세매물을 거뒀고 최근 반포·노량진 등 지역의 재건축 이주수요 영향 등으로 전세매물이 줄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주 110대에 돌입했고, 15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대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5월 평균(105.1)과 6월 평균(109.8)을 비교했을 때 전세수급지수는 한 달간 약 4.7p 올랐다.

1달간 전세수급지수 변화를 살펴보면 서울 5개 권역 중 은평·서대문·마포가 포함된 서북권이 10.0p으로 가장 크게 올라 111.1을 기록했다.

부동산평가업체 리얼하우스 김병기 팀장은 “전세수급지수가 1달 사이 10.0p가 오르려면 대규모의 전세수요가 몰려야 한다”며 “간혹 전산상의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니 통계를 볼 때는 시장현실과 같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북·강북·노원·성동·동대문 등이 포함된 동북권과 서초·강남·송파 등이 있는 동남권이 3.1p로 비슷하게 올라 각각 114.3, 114.2로 조사됐다. 종로·중구·용산이 포함된 도심권은 2.7p 오른 104.1, 동작·구로·강서·관악 등이 있는 서남권은 2.2p 오른 105.4로 집계됐다.

한편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106.9에서 이달 105.9로 1.0p 감소했다. 지난달 7일 108.5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낮아지는 추세다.

전세수급지수가 오르면서 매매지수가 낮아지고 있어 시민들이 불안정한 매매시장에서 눈을 돌려 전세시장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병기 팀장은 “6월부터 시행된 양도소득세 중과 및 새 종합부동산세 등의 영향으로 매매시장이 불안정해져 매수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가 다주택자들의 과세 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이며 “임대인들은 돈이 안 되는 전세를 줄이려고 하고, 안정적인 전세를 찾는 임차인들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전세난’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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