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역사관이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당일(25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우들 살던 섬 영종 용유와 바다’ 공동기획전을 개최한다. (제공: 인천 중구청) ⓒ천지일보 2021.6.25
인천 영종역사관이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당일(25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우들 살던 섬 영종 용유와 바다’ 공동기획전을 개최한다. (제공: 인천 중구청) ⓒ천지일보 2021.6.25

K-museums 지역순회 공동기획전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 중구 구읍로에 위치한 영종역사관이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당일(25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우들 살던 섬 영종 용유와 바다’ 공동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 인천국제공항 건설과 대규모 도시개발 이전 영종도와 용유도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구술과 사진 및 관련 자료를 통해 조명한다.

전시에는 토박이들의 농업과 어업 관련 자료 및 6・25 피란민들이 조성한 ‘신불도 굴 양식장’, 아이들이 조기로 엿을 바꿔먹을 정도로 조기잡이가 성했던 ‘예단포’, 돼지를 잡고 칡덩굴을 엮어 제기(祭器)를 만들었던 ‘백운산 산신제’ 등 옛 영종·용유의 이야기와 90여 점의 관련 자료를 선보인다.

당시 예단포에서 어업활동을 했던 김흥길(1951년생, 남)씨는 중구에서 실시한 제보 구술 인터뷰를 통해 “그때는 조기가 흔할 때니까, 진짜 우들(우리들)이 엿장수 오면 조기를 엄마 몰래 가져다가 엿 사먹고 그랬으니까. 그리고 그걸로(조기로) 아이스케키도 사 먹었지. 그때는 조기를 개가 물고 댕길(다닐) 때야”라고 말했다.

당시 평안북도에서 피란을 왔다는 나금옥(1938년생, 여)씨는 “바다에서 맨손 어업만 해서는 못 살지 않겠냐 해서 다들 돌을 뜨기(캐오기) 시작했어요. 바다의 돌은 또 굴이 잘 안 생긴대요. 산에 있는 돌을 써야만 한다고 해서 석산이라고 신불도에 있는 산, 거기서 돌을 가져왔어요. 그때는 무슨 기계가 있나요? 목선으로 가서 돌을 전부 실은 후에 갯벌로 나가서 사람들이 다 던졌죠. 우리 집 양반만 고생한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다 같이 다니면서 협력했죠”라고 당시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용유도에서 배를 만드는 목수 일을 했다는 박의경(1941년생, 남)씨도 “배를 지어놓고 진수 내릴 때(배를 처음 물에 띄울 때)에 고사를 모신다고 그러죠. 시루떡 갖다 놓고 소머리, 돼지머리 갖다 놓고. 품앗이로 막걸리도 통으로 가져오면 내가 또 그 사람이 배 지을 때 갖다 주기도 하고, 그런 다음 내가 덕담 한 번 해주는 거죠. ‘바다의 용왕님 신고합니다. 어떠한 사람이 배를 지어서 오늘 진수합니다. 이 배가 나가는 데 등불같이 밝혀 주시고 큰 고기는 이 배로 다 올라오게 해주십시오. 빌고 또 빕니다’라는 기도를 올렸다”고 전했다.

영종・용유의 옛 사연이 담긴 이번 전시는 2012년부터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 박물관과 상호 협업을 통해 지역 문화를 발굴·소개하는 사업인 ‘K-museums 지역순회 공동기획전’으로서 기획됐다. 영종역사관은 2021년 협업 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올해 첫 번째로 공동기획전을 연다.

홍인성 중구청장은 “영종・용유 사람들의 고난 어린 삶과 고향 이야기를 기억하고 벽해상전이 된 영종국제도시의 미래를 함께 그리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우수한 역사와 문화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종역사관에서는 2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7일까지 무료 관람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영종역사관 홈페이지 및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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