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중구 왕산해수욕장 공중 화장실 옆 수 년차 방치된 생활쓰레기 산적.ⓒ천지일보 2021.6.24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중구 왕산해수욕장 공중 화장실 옆 수 년차 방치된 생활쓰레기. ⓒ천지일보 2021.6.24

폐그물·냉장고·수족관 등 생활쓰레기 산더미

중구 “용역회사·어촌계·동주민센터에 협조 요청”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내달 1일 개장을 앞둔 인천시 왕산·을왕리해수욕장 등에 쓰레기 대책이 시급하다.

개장이 코앞인데도 곳곳에 널브러진 쓰레기가 방치된 가운데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 불안하고 위험해 보인다.

수도권에서 차량으로 1시간가량 달려오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해변을 거닐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인천의 섬 영종도다.

이 가운데 왕산·을왕리·하나개 해수욕장 등은 장기간의 코로나19로 인한 ‘방콕’으로 몸살을 앓던 이들의 소소한 힐링처로 알려져 있다.

지난 주말 오후 기자가 방문한 왕산·을왕리해수욕장은 피서처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피서객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벌써 바다에 몸을 담가 수영을 즐기는 이들도 많았다. 특히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객이 주류를 이루며 엄마 아빠와 함께 모래성을 쌓으며 추억을 만드는 이들의 모습은 해변의 볼거리 중의 하나다.

하지만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곳곳마다 환경정화작업에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왕산해수욕장 끝자락 해변 ‘왕산가족캠핑장’ 인근 해변 한 자락에 녹이 슬어 방치된 지 오래된 듯한 LPG가스통과 폐냉장고·선풍기, 찌그러진 냄비, 깨지고 찢어진 커다란 고무대야 등 모래에 절반은 묻히어 찢어지고 헤어진 폐그물, 업소용 수족관 등이 쌓여있다. 설상가상 쇠로 만든 공사용 기구도 녹슬어 버려져 있어 혹여 둔기로 변질하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섰다.

뿐만 아니라 고장 나 부서진 채 방치된 작은 어선 앞에서는 밤사이 불을 지핀 듯 타다 남은 나무조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사각지대라고 볼 수 없는 사각지대인가?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중구 왕산해수욕장에 쌓여있는 쓰레기. ⓒ천지일보 2021.6.24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중구 왕산해수욕장에 쌓여있는 쓰레기. ⓒ천지일보 2021.6.24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중구 왕산해수욕장에 쌓여있는 쓰레기. ⓒ천지일보 2021.6.24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중구 왕산해수욕장에 쌓여있는 쓰레기. ⓒ천지일보 2021.6.24

인근의 한 주민은 “용역회사 직원들이 인근 해변까지는 청소를 하는데 여기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여기 쓰레기는 방치된 지 몇 년 됐어요”라며 “사용하는 그물만 남겨두고 버릴 것은 말끔하게 정리해 피서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왕산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캠핑장에서 묵고 있다는 김승남(39, 남, 김포시)씨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만 있는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도록 전날 내려왔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을 돌보며 ‘집콕’ 생활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 엄마에게 휴식을 주고 싶어 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바닷가 앞에 캠핑장이라 좋긴 한데 폐그물 등 위험한 쓰레기가 많아 애들한테서 눈을 뗄 수가 없다”면서 “휴일에 다시 올 예정인데 그때는 깨끗하게 정리돼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연수(23, 여, 부평)씨는 “친구들과 고등학교 때 다녀간 기억이 있어 바람 좀 쐴 겸 왔는데, 그때보다 너무나 많이 변했다”며 “특정한 곳을 제외하고는 환경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닷가 주변에 예쁜 카페가 들어서고 음식점도 깨끗하게 정비된 것 같은데 쓰레기 처리는 아직 먼 것 같다”고 했다.

발길을 옮겨간 을왕리해수욕장 해변 역시 인파로 가득했다. 쾌적한 바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천시는 지속해서 해양쓰레기 수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을왕리 해변은 비교적 말끔하다. 쓰레기 분리수거함도 정리가 잘 돼 보인다.

그러나 방파제로 가는 도로 한켠에는 여전히 철판과 간판, 폐냉장고, LPG가스통 등 생활폐기물이 흉물스럽게 쌓여있고 그 앞으로 피서차량들은 속도를 줄여 조심스럽게 지나가곤 한다.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방파제 길목에 방치된 LPG가스통 등 생활쓰레기 . ⓒ천지일보 2021.6.24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방파제 길목에 방치된 LPG가스통 등 생활쓰레기. ⓒ천지일보 2021.6.24

인천중부경찰서(여름파출소) 앞 모래사장에는 녹이 슨 채 하늘을 찌를 듯한 육중한 기세로 세워져 있는 닻이 위험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바로 옆에서 모래놀이를 하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위태롭게 보인다. 또 주차장과 공중화장실 이용을 위해 지나가는 쇠닻을 피하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모습도 눈에 띄어 빠른 조치가 시급해 보였다.

중구청에 따르면 문제는 해변에 있는 쓰레기와 바닷가 경계선에 있는 쓰레기 관리처가 다르다는 것이다. 해수욕장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는 개장 1주일 남은 기간 중 해묵은 생활·해양쓰레기를 말끔하게 정리해 쾌적한 모습으로 피서객을 맞이하길 기대해 본다.

이와 관련해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행락객의 안전을 위해 해변은 용역회사에서 수시로 환경정화작업을 벌이고 있고, 해변 경계선 주변에는 사유지도 있어 땅 주인에게 환경정화작업 개선에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어촌계와 동주민센터에도 협조를 요청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덧붙이며 닻은 소유주에게 연락을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인천시는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실시 등으로 올 여름철 해수욕장 방문객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여름철 해수욕장 관광객 안전과 방역 관리에 철저를 기할 방침이다. 일찍이 해양쓰레기와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해양쓰레기 수거작업을 펼치고 있다.

해수욕장 운영 관련해서는 코로나19 해수욕장 현장 대응반 운영과 해수욕장별 방역관리자 지정, 해수욕장 방문이력관리 시스템 ‘안심콜’을 운영할 계획이다. 안심콜은 QR코드나 수기 명부 대신 해수욕장마다 부여된 고유번호로 전화를 걸면 간편하게 방문 이력과 전화번호가 등록되는 서비스다. 이밖에 이용객 밀집 분산을 위한 해수욕장 혼잡정보 서비스를 네이버와 어촌해양관광누리집(바다여행)을 통해 제공하게 된다.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해변에 놓여있는 닻. ⓒ천지일보 2021.6.24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해변 모래사장에 방치되어있는 닻. ⓒ천지일보 202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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