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평쿠팡물류센터 화재 당시
현장 근무자, 국민청원글 게시
“정신이상자 취급하며 묵살”
“3년 전에도 덕평서 화재”
“변화 없는 안전불감증 심각”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현장 노동자가 불이 났다고 말했으나 회사가 묵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1일 ‘덕평쿠팡물류센터 화재는 처음이 아니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청원인은 “17일 화재 당시 근무 중이었으며, 화재 관련 언론에서 말하고 있는 ‘최초 신고자보다도 10분 더 빨리 화재 발견한 노동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화재 당시 청원인은 “1층에서 근무했는데, 오전 5시 10~15분경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당연하듯 경보가 울려도 하던 일을 멈출 수 없었다”며 “잦은 화재 경보 오작동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다른 날과 같이 화재 경보가 오작동이라 인식하고 5시 26분경 1층 심야조가 퇴근 체크를 하고 1층 입구로 향하는데 이미 가득 찬 연기와 계속 솟아오르는 연기를 목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센터 셔터 문이 차단되고 있는 것도 발견한 동료들은 진짜 불이 난 것 같다며 달리기 시작했고, 청원인은 아직 많은 이들이 화재 인식을 못하고 일을 계속하는 것을 보고 “화재 경보 오작동 아닌 진짜 불이 났다”고 소리치며 화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청원인은 해당 층 입구 검색대 보안요원과 지하 2층 직원 등 관계자에게 실제 화재가 났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모두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원래 오작동이 잦아서 불났다고 하면 양치기 소년돼요’라고 말하며 저를 정신이상자처럼 대하며 끝까지 웃기만 하면서 묵살했다”며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대응에 저는 정말 수치스러움까지 느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일 구조대장의 참사 소식을 듣기까지 저는 저 스스로 제 자신을 얼마나 원망하고 자책했는지 모른다”며 “관계자들에게 요청하려던 그 시간에 차라리 핸드폰을 찾아 신고를 했더라면 초기 진압 돼 부상자 없이 무사히 끝나진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쿠팡물류센터는 출근 시에 휴대전화를 모두 반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최초 신고 접수시간인 오전 5시 36분보다 최소 약 15분은 빠른 시간에 신고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쿠팡 측의 안일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청원인은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화재가 사고가 있었음에도 대응 방식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이 게시한 주소의 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월경에도 쿠팡덕평물류센터에선 담배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때에도 이번 사고와 마찬가지로 안내방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청원인은 “평소에도 정전 등 크고 잦은 화재경보오작동 외에 작은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쿠팡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거나 실행된 적은 없었다”며 “고작 3년 사이 두 번째 겪는 화재였음에도 변화 없는 심각한 안전 불감증까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고가 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당 글은 낮 12시 기준 5992명의 동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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