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1.6.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1.6.9

신빙성 자체에는 의문 존재

장진영 “X파일, 찌라시 수준”

野 “보궐선거 생태탕과 비슷”

與 “야권에서 해결할 문제”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의혹을 정리한 것이라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 정치권을 들쑤시고 있다. 특히 야권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반면 여권은 공세를 펼치기보다는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보수진영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지난 19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다만, X파일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고 두 가지 버전의 파일이 돌아다니면서 신빙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 측은 공식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X파일에 별다른 내용이 없는 게 아니냐는 반론도 상당하다.

장 소장은 22일 “윤 전 총장 측이 달라고 하면 파일을 주겠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다”며 “당신들(윤 전 총장 측)이 대비하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는 ‘X파일의 작성자’를 묻는 질문에는 “윤 전 총장이 대선 후보로 활동을 시작하면 공격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쪽에서 만들었을 것”이라며 “여권에서 만들었을 거라는 게 제 추측”이라고 대답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장진영 변호사는 “별 내용이 없어 오히려 지지율만 올려줄 가능성이 높다”라며 “소위 찌라시라는 그런 수준으로 장모나 배우자, 아내에 관한 내용들로 시기적으로 보면 윤 총장과는 관련이 없는 결혼 이전의 이야기들이었다”고 반박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열린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 입구에서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열린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 입구에서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9

그는 “대체 이걸 가지고 ‘뭘 한다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윤 총장하고 엮으려면 직위를 이용해 수사를 방해했다든지 무마했다든지 이런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은 전혀 없었다”라며 “그런 정도의 풍설을 가지고 압도적 1등하고 있는 대선 후보를 낙마시킬 수 있겠는가. 잘못 공격하면 더 날개를 달아주는 그런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윤석열 X파일이 있다면 즉각 공개하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윤 전 총장으로 대선을 치를 수 있을지 검증을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천지일보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한번은 겪어야 할 문제 아니겠느냐”라면서도 “파일의 실체가 불분명해서 4.7 보궐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제기한 생태탕 논란과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정청래 의원을 비롯한 일각에서 X파일과 윤 전 총장에 대한 비관적 평가를 하긴 했지만, 지도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달 말 “윤석열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며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 공세의 포문을 열었던 것과 사뭇 다른 반응이다.

이는 X파일을 고리로 네거티브 공세에 참여하게 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윤 전 총장을 공격하면 할수록 지지율이 상승하는 역효과가 났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X파일에 대한 의혹은 야권에서 먼저 제기된 게 아니냐”라며 “야권에서 정리할 일이지 우리가 나서서 공세를 펼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내용과 대응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면서도 “과거에 이명박‧박근혜도 X파일이 있었고 민주당이 공격했다. 하지만, 대세에 영향은 커녕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역풍 우려에 대해서 고심하는 것”이라며 “설사 본인들이 X파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김이 새버린 상황이다. 지금은 아껴뒀다가 본선에서 터트리려고 했는데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6.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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