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이천=원민음 기자] 18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천지일보 이천=원민음 기자] 18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이틀째 진화 계속 ‘처참’, 타버린 자재 널브러져

인근회사 직원 “너무 안타까워, 빨리 진화돼야”

“진압까지 이틀 소요… 소방대장 수색도 지연”

[천지일보 이천=원민음 기자] “깜짝 놀랐죠. 소방차들 오길래 불이 금방 꺼지겠지 했는데 검은 연기가 계속 올라오고 창문도 ‘쨍그랑’ 하면서 깨져버리더라고요…. 빨리 진화돼 복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화재가 발생한지 이틀째인 18일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는 처참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었다. 화재 장소 바로 옆 택배회사에 다닌다는 송지선(가명, 40대, 여, 경기도 광주시)씨는 하루 만에 흉물로 변해버린 물류센터를 보며 이같이 말했다.

송씨는 “불이 이렇게 크게 나서 건물이 다 타버린 건 처음 본다. 불길이 바람을 타고 거세게 일어 주변으로 번지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덕평물류센터는 밤새 이어진 불길로 새까맣게 타버렸다. 건물 중앙부에는 철골만 앙상하게 드러난 부분도 보였다. 바닥엔 깨진 유리 파편들과 불타버린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특히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종이박스가 타는 듯한 냄새가 주변에 가득해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계속해서 진화작업을 펼쳤다. 하지만 언제 건물이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건물 내부 진입은 무리였다. 검게 그을린 소방관들의 옷과 손, 안전모 등이 밤새 이뤄진 진화작업의 고된 상황을 그대로 전했다.

[천지일보 이천=원민음 기자] 18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천지일보 이천=원민음 기자] 18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소방차들은 교대로 물류센터를 향해 쉴 틈 없이 물줄기를 쏴 댔다. 시커먼 연기가 깨진 창문을 통해 계속 나왔다. 건물 옆에선 희미하지만 내부의 불길 일부가 관찰됐다.

물류센터 옆 건물에 근무하며 사고 현장을 계속 지켜봤다는 정갑석(69, 남, 경기도 이천시)씨는 “너무 안타깝다. 계속해서 연기를 맡아 머리도 어지러운 거 같다”며 “얼른 진화가 되고 구조작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건물 내 고립된 것으로 파악된 소방대장에 대한 수색이 늦어질 수 있다는 소방당국의 판단이 나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화재 진압이 계속된 상황에 먼저 필요한 안전진단이 늦어지면서 이후 진행될 수색 역시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박수종 경기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18일 오후 현장 브리핑을 통해 “안전진단을 위한 전문가 3명이 와 계시지만 (화재 진압 중인 상황에서) 건물 외관만 보고 판단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안전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며 “(소방대장에 대한) 수색도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또한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화재가 완전히 잡히기까지는 이틀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화재가 진압되기 이전에는 안전진단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색 역시 이틀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천지일보 이천=원민음 기자] 18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천지일보 이천=원민음 기자] 18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진화를 하다가 잠시 앉아 숨을 몰아쉬던 한 소방관은 “더 빨리 불길을 잡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라며 다시 방화복을 입고 진화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전날 오전 5시 36분께 최초 발생했던 불은 오전 8시경 다소 누그러졌지만 잔불 정리 도중 다시 불길이 치솟았다. 오전 11시 50분께 내부 진화 작업을 벌이던 소방대원들이 긴급 탈출 지시를 받고 나와야 할 정도로 크게 번져 낮 12시 14분에 대응 2단계가 재차 발령하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불길이 잡혀 건물 내 진입이 가능해지는 대로 안전진단을 진행한 뒤 수색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로선 언제쯤 불길이 잡힐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다.

전날 불길은 빠르게 번지면서 지하 1·2층을 모두 태우고 건물 전체로 확산하며 밤새 지상 4층 높이로까지 치솟았다. 건물은 뼈대가 앙상하게 드러나 보일 정도다. 건물 내부에는 택배 포장에 사용되는 종이 박스와 비닐 등 인화성 물질이 많아 불길을 잡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물류센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이천 덕평물류센터는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반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안에 박스로 포장된 택배물건과 택배를 포장하는 잡화물품 등 불에 타기 쉬운 가용물이 적재돼 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천지일보 이천=원민음 기자] 18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천지일보 이천=원민음 기자] 18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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