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표 남용)는 2G폰(011, 016, 018, 019 등) 사용자를 위한 와플폰을 출시했다. 사진제공(LG전자)
2G 휴대폰. (제공: LG전자)

18·19일 릴레이 시위, 기자회견 진행

번호 지켜야 하는 각자의 사연 있어

오랫동안 추진된 번호 통합 정책

업계 “번호 유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LG유플러스의 2G 종료 발표를 마지막으로 2G 서비스의 종료가 임박하면서 2G와 함께 01X 번호를 사용하던 사람들도 덩달아 번호를 잃게 생겼다. 이에 이들은 01X 번호 사용이 완전히 불가능하게 된 것과 관련해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17일 010통합반대운동본부는 오는 18일 헌법재판소 정문, 19일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릴레이 시위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를 대상으로 01X 번호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01X 번호를 버리지 못하는 9명의 사연을 발표한다. 이들은 특정 휴대폰 번호로 장기간 사업을 해오거나, 실종된 가족과 친구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등 다양한 이유로 번호에 대한 애착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G 종료 제발 해달라. 다만 01X로 LTE/5G 이용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상황에서 저희들이 5000만 국민이 누리는 번호 이동성을 누리지 못하고 차별받아 왔다는 점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01X 번호를 유지하고 있는 이용자는 SK텔레콤 12만 7169명, LG유플러스 15만 8534명이다. 이들 모두 올해 6월 또는 7월에 010 번호로 변경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의 2G 서비스 종료 예정일 및 010 번호 변경일은 지역별로 6월 ▲11~15일 강원, 경상, 세종, 전라, 제주, 충청 ▲16~20일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울산 ▲21~25일 경기, 인천 ▲26~30일 서울이다. SK텔레콤은 1년 정도 앞서 2G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번호 변경 유예기간을 줬기 때문에 SK텔레콤 01X 이용자의 번호는 이달이나 내달 변경된다.

그렇다면 기술적으로 01X 번호를 유지하면서 LTE/5G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010을 쓰냐, 01X를 유지하냐는 기술적으로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정책 방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번호 변경과 관련된 사안은 통신사가 아닌 정부가 추진한 정책이다.

지난 2002년을 시작으로 정부는 011, 016, 017, 019 등 제각각인 번호를 ‘010-XXXX-XXXX’로 통일하는 010 번호 통합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는 통신 사업자 간 공정 경쟁을 위해 진행된 것으로, 011 번호 사용자는 대부분 SK텔레콤 가입자였는데 휴대폰 번호로 통신사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 후발 사업자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시작됐다.

업계는 정책이 추진된 지 너무 오래됐고 010 이용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정책 변경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혼란이 있으면 안 되는데 이를 다시 번복하는 것은 법적·행정적 안정성을 뛰어넘는 공익적 필요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정책이 변경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010을 쓰는 분들에게 혼선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번호는 국가 자원이고 유한제다 보니까 01X를 회수하게 되면 그 번호를 IoT 번호 등 다른 국가 자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번호 통합 정책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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