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반도체 수요 확대·美부양책 효과

한국 수출 회복에 미중 주도

국내기관도 연내 인상 전망 선회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하반기에도 우리나라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국내 기관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은은 16일 ‘수출의 회복 요인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들어 IT(정보통신) 부문 공급측 요인의 부정적 영향이 점차 완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수요 확대, 미국 경기부양책 효과, ‘펜트업(pent-up) 소비(지연소비·보복소비)’ 등으로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우선 IT 부문에서는 5G 통신칩 부족에 따른 국내 기업 해외공장의 스마트폰 생산차질 등 공급 측면의 부정적 영향이 줄어드는 대신 서버·모바일용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IT 관련 수출 증가세가 다시 강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국의 수입 수요를 보면,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American Rescue Plan)과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인프라 투자 법안(American Jobs Plan, American Families Plan) 등이 글로벌 수입 수요를 늘릴 것으로 기대됐다. 중국·EU(유럽연합)의 재화 소비는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데다 미국·EU 주요 국가들의 경우 가계저축률이 높기 때문에 주요국의 펜트업 수요도 하반기에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의 경우 하반기 중 완전히 해결되기는 어렵지만, 부족 정도가 완화되면서 자동차 수출도 하반기 중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한은은 최근 우리나라 수출에 어떤 나라의 수입 수요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분석한 결과도 공개했다.

작년 3분기와 4분기에 미국이 우리나라 수출에 기여했다면 올해 1분기에는 중국의 기여도가 컸다. 작년 3분기에는 미국이 9.3%로 중국(0.5%)보다 수출 수요에서 압도했다. 4분기에는 미국이 3.6%로 중국(2.5%)에 근소한 차로 앞섰고, 올해는 반대로 미국이 0.4%, 중국이 3.8%로 양상이 바뀌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수출 최종귀착지(우리나라 수출품의 최종 사용 국가) 기준으로, 작년 하반기에는 미국의 수입 수요가 우리나라 수출 회복을 주도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중국의 기여도가 커져 미국을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계속된 호조세로 인해 우리 경제도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계도 빨라지고 있는데, 해외 주요기관에서는 대부분 한은의 연내 인상을 점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중에서는 JP모건, 바클레이즈, 골드만삭스, 씨티 등이 한은의 연내 인상을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증권사 대부분이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한은이 연내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다가 최근 뒤늦게 연내 금리 인상 쪽으로 전망을 선회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는데,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은 이 발언 이후 금리 인상 전망 시점을 ‘연내’로 바꿨다.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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