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스토어. (제공: 셔터스톡)
구글 플레이스토어. (제공: 셔터스톡)

구글, 10월 인앱결제 강제

도미노처럼 수수료 인상돼

창작자·소비자 영향받는 구조

전문가, 콘텐츠 생태계 우려

“이달 내 법안 꼭 마련해야”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막기 위한 전문가들과 콘텐츠 공급자·사업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이들은 오는 10월 앞둔 인앱결제 강제 정책 시행을 막기 위해서는 이달 내로 국회가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인앱결제 강제를 막지 못하면 콘텐츠 공급가가 올라가 소비자의 부담까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앱결제는 구글·애플이 자체 개발한 내부 결제 시스템으로 자사 앱스토어에서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금까지 구글은 게임 앱을 대상으로 인앱결제를 통한 결제 금액의 30%를 플랫폼 운영비로 떼간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추진하려는 것은 비(非)게임 앱까지 인앱결제를 강제로 30% 수수료 정책을 확대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로 국내 기업이 내는 수수료가 최대 1568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은 당초 올해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국내외 사업자들의 강한 반발에 밀려 10월로 정책 적용 시기가 연기됐다. 하지만 연기됐을 뿐 사업자들의 반발이 없어진 게 아닌 만큼 올해 10월부터 인앱결제 강제 적용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인터넷 업계, 콘텐츠 창작자들은 이달을 인앱결제 강제 도입 전 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국회에 적극적으로 법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은 ‘인앱결제 강제가 좌초돼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굿인터넷클럽을 개최했다. 김용희 숭실대 교수가 진행하고 패널로는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정종채 변호사(법무법인 정박), 조영기 인기협 사무국장이 참석해 오는 10월로 예정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구글의 인앱결제 강행 때는 콘텐츠 생태계가 위축될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 지배력을 가진 구글이 강제적으로 인앱결제를 시행할 경우 창작자 생태계는 물론이고 소비자들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서범강 회장은 “현재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는 기업은 수수료에 맞춰 이용금액을 높일 수도 있겠지만 일부는 이용금액 인상 대신 콘텐츠 창작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다”며 “이는 중소기업 등의 도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구글 인앱결제 도입 시 전자책 가격을 최소 20%에서 최대 40%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협회는 수수료 납부로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디지털 콘텐츠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웹툰작가협회 역시 성명을 통해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화 조치가 신규 작가 유입과 다양한 작품의 수급을 막아 웹툰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영기 인기협 사무국장은 “게임은 문화적 장벽이 낮아 글로벌 원빌드로 출시할 수 있지만 웹툰은 이제 형태와 규모를 갖춰가고 있어 30% 수수료를 지급하게 되면 타격이 크다”며 “젊은 콘텐츠 창작자들이 먼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문가들은 인앱결제 강제를 막을 수 있는 법안이 6월 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채 변호사는 “10월에 인앱결제가 시행된 뒤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규제에 법적 문제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시행된 뒤 법안을 처리한다고 하면 부작용을 살펴보고 이야기하자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반박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시행되기 이전에 무조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안 시행 후 부작용을 따지기 위해선 객관적인 데이터가 공개돼야 하는데 하나도 공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용희 교수는 “모니터링하고 결정하자는 것은 결국 그들이 주장하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글은 6월 한 달간 한국 이용자의 구글플레이 결제액에서 15%를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국내 구글플레이에 올라온 비(非)게임 앱 결제분이 대상이다. 인앱 상품 결제, 유료 앱 결제 등이 포함된다. 이 행사는 인앱결제 시스템 강제 적용을 앞둔 구글의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앱 개발사가 자체 결제가 아닌 구글플레이의 결제 시스템을 써야만 할인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을 쓰면 결제액의 30%를 구글에 수수료로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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