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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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COVID-19) 발발 후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1주일에 5일 이상 하루에 30분 이상 걷는 ‘550 걷기’를 일상 습관의 하나로 정해 핸드폰에 ‘만보기-걸음측정기’를 설치하고 2월 1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걸은 결과를 기록해왔다. 신축년을 맞이하며 ‘행복습관’ 만들기 프로젝트에 ‘만보 걷기’로 참여해 ‘550 걷기’를 ‘만보 걷기’로 변경해 새해 첫날부터 매일 만보 이상 걷는 행복습관을 가다듬어오고 있다. 5월의 걷기 기록을 살펴보니 2만보 이상 걸은 날이 12일이며, 나머지 19일도 1만 5천보 이상 걸어 매우 흐뭇한 마음이 든다.

미국에서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몸에 속도계를 부착시키고 일주일간 매일 몇 보를 걸었는가를 사망률과 연계해 10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 사망률이 8천보 이상 걸으면 4천보 걷기에 비해 51% 낮아지고, 1만 2천보 이상 걸으면 65%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는 속도도 사망률을 낮추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본에서 10년 동안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루 걸음 수에 따른 운동 효과를 조사한 결과 하루에 4천보 이상 걸으면 우울증이 없어지고, 5천보 이상은 치매, 심장질환, 뇌졸중의 예방 효과가 있으며, 7천보 이상은 골다공증과 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리고 8천보 이상 걷기는 고혈압과 당뇨 예방 효과가 있으며, 1만보 이상 걸으면 대사증후군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걸을 때 보폭을 키의 40% 이상으로 걷는 것이 좋은 것으로 제안되고 있는데, 내 경우 파워 워킹을 할 때 보폭이 80㎝ 정도로 키의 45% 넘게 유지하며 걷고 있다. 천변 길을 산책하다 보면 산책로에 100m 간격으로 거리가 적혀있어 1분 간격으로 100m를 걷는 걸음 수와 시간을 측정하며 보폭과 걸음 속도를 제대로 유지하며 걷고 있는지를 확인해보곤 한다. 파워 워킹 시 10분에 1㎞ 속도로 걷고 있는데, 요즘도 100m를 1분에 120보 정도로 걷고 있는 것을 확인하면서 기분이 절로 상쾌해지기도 한다.

걷기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실천할 수 있는 신체활동으로 코로나19에 대비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이다. 지난해 10월 26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공동으로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일상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신체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걷기 실천의 활성화를 위해 ‘한눈에 보는 한국인을 위한 걷기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에 걷기의 10대 효과로 모든 사망위험, 심장병 및 뇌졸중 위험, 고혈압 위험, 제2당뇨병 위험, 비만 위험, 우울증 위험, 치매위험과 8가지 암(유방암·대장암·방광암·자궁내막암·식도암·신장암·폐암·위암) 위험 감소와 함께 인지기능 향상과 수면의 질 향상 등이 제시돼 있다.

걸을 때 유의해야 할 사안으로는 걷기 전후로 준비운동과 정리운동 실시하기, 걷기 시작할 때 5분 정도 천천히 걷다가 속도 올리기, 걷기를 마칠 때 서서히 속도 늦추기, 날씨가 무덥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실내에서 걷기, 걷기 편한 운동화 착용하기 등을 제안하고 있다.

걸을 때 유념해야 할 사안들로는 ▲걸을 때 시선은 10~15m 전방을 향하고, 호흡은 자연스럽게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며 걷기 ▲팔은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며, 팔꿈치는 L자 또는 V자 모양으로 자연스럽게 구부리며 걷기 ▲손은 주먹을 달걀을 쥔 모양으로 가볍게 쥐고 걷기 ▲엉덩이는 심하게 흔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걷기 ▲십일(11)자로 걸으며, 무릎 사이가 스치는 느낌으로 걷기 ▲체중은 뒤꿈치를 시작으로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이동시키며 걷기 등이 제시돼 있다.

걷기 실천을 위해 지하철이나 버스 이용 시 한 두 정거장 미리 내려서 걷거나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걷기 친구를 만들어 함께 대화를 나누며 걷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걷기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실천할 수 있는 신체활동이지만, 걸을 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2m)를 유지하고 걸어야 한다.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이 조금 힘들어질 때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이동해 마스크를 잠시 벗고 휴식을 취하는 개인방역수칙 준수도 주요 상식이다. ‘걷기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규칙적인 걷기와 올바른 걷기의 실천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을 길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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