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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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우리 사회에서만큼은 연예인은 종합적으로 볼 때 공인이다. 남들에 대해 특히 유난히 관심이 많은 한국인들은 누구나 알만한 연예인의 품행에 대한 잣대는 가혹하다. 사람들은 연예인이 미치는 파급력을 생각하며 일반인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할 권리도 분명히 있다. 특히 병역비리, 마약, 폭행, 음주운전도 연예인들의 단골 메뉴다. 툭 하면 일정 기간 자숙한다는 핑계로 조용히 지내다 태연자약하게 방송에 복귀한 사례도 많다.

그러나 연예인이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살기에 도덕적 책임이 크다고 해서, 확인되지 않은 루머로 공격하는 것은 연예인의 인권을 침범하는 무책임한 행동일 것이다.

최근 10살 연하의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한예슬에 대한 이야기가 시끌벅적하다. 연하의 남자친구가 호스트바의 호스트였고, 한예슬이 LA 술집 출신이고, 버닝썬 마약 배우라는 의혹을 주장하는 공격성 글들이 올라왔다. 또한 한예슬이 자기관리에 대한 문제가 있고 외국에서 자라서인지 아직 한국 문화에 적응 못하고 생활이 자유분방하고 문란한 사생활이 있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온라인에 버젓이 돌아다닌다.

이러한 검증되지 않은 루머와 억측은 오해의 소지를 낳을 수 있고 자칫 일반인들은 그 해당 연예인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가질 수밖에 없다. 연예인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고 활동함에도 불구하고 팩트가 아닌 거짓 소문은 당사자를 오해하고 곡해함으로써 연예인을 괴롭게 만들고 인권 차원에서도 지양해야 할 일이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한예슬의 사생활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일반인들은 알 수 없다. 자신의 공격에 대해 한예슬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하나하나 의혹을 해명했다. 한예슬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해당 의혹을 제기한 이들에게 “고소하겠다. 법정에서 명명백백하게 입증할 수 있다”고 부인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악플러를 선동하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 이는 자칫 해당 연예인의 인생을 해치고 커리어를 짓밟을 수 있다. 그동안 많은 연예인의 인권은 일반인보다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연예인의 사생활과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일상을 방해하는 이기적인 팬들의 행동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최근 악플러들로부터 공격당한 한예슬은 불법적, 탈법적, 부도덕한 행위 등을 한 것이 아니다. 그저 10살 연하의 남친과 교제하며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셀럽이고 스타이기 때문에 왜곡된 구설수도 감내해야 한다는 숙명론도 제기될 수 있지만 한예슬이 누굴 사귀든 그건 한예슬의 자유이며 권리다. 한예슬이 음주운전을 한 것도 아니고 마약을 복용하거나 그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의 지나친 관심은 한예슬에게 정신적 고통일 수 있다.

물론 불법·비리와 추태를 행한 연예인이 있다면 인권을 떠나 책임을 지고 연예계를 떠나야 한다. 그러나 묵묵히 자신의 활동을 하는 연예인들에게 팩트가 없는 악플러들의 인신공격이나 인권침해, 사이버테러 등은 심적인 상처를 주고 사회를 병들게 할 수 있다. 한예슬이 누굴 사랑하든, 사랑한다면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그냥 지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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