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쾌도 중 일부 술을 따르는 모습(출처:국립중앙박물관)ⓒ천지일보 2021.6.15
대쾌도 중 일부 술을 따르는 모습(출처:국립중앙박물관)ⓒ천지일보 2021.6.15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막걸리 빚기’가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에 따르면, 이번 지정 대상은 막걸리를 빚는 작업은 물론이고 다양한 생업과 의례, 경조사 활동 등에서 나누는 전통 생활관습까지를 포괄한 것이다.

일반적인 쌀 막걸리는 쌀을 깨끗이 씻어 고두밥을 지어 식힌 후, 누룩과 물을 넣고 수일 간 발효시켜 체에 거르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막걸리의 ‘막’은 ‘바로 지금’, ‘바로 그때’와 ‘걸리’는 ‘거르다’라는 뜻으로 그 명칭이 순우리말일 뿐만 아니라 이름 자체에서도 술을 만드는 방식과 그 특징이 드러나 있다.

막걸리는 멥쌀, 찹쌀, 보리쌀 등 곡류로 빚기 때문에 삼국 시대 이전 농경이 이루어진 시기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三國史記)’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미온(美醞)’ ‘지주(旨酒)’ ‘료예(醪醴)’ 등 막걸리로 추정할 수 있는 내용들이 확인된다. 고려 시대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등 당대 문인들의 문집에도 막걸리로 추측되는 ‘백주(白酒)’ 등의 용어가 확인된다.

조선 시대 ‘춘향전’ ‘광재물보(廣才物譜)’에서는 ‘목걸리’ ‘막걸니’ 등 한글로 표기된 막걸리를 찾아볼 수 있으며, ‘규합총서(閨閤叢書)’ ‘음식디미방’을 비롯한 각종 조리서에서도 탁한 형태의 막걸리로 즐겼을 법한 술들이 담겨있다.

이처럼 ‘막걸리 빚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다는 점, 삼국시대부터 각종 고문헌에서 막걸리 제조방법과 관련된 기록이 확인되는 점, 식품영양학·민속학·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 농요·속담·문학작품 등 막걸리 관련 문화를 통해 한국문화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하여 막걸리를 빚는 전통지식이 전승·유지되고 있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다.

다만 막걸리 빚기는 한반도 전역에서 온 국민이 전승·향유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같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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