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 2021.6.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 2021.6.9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수사

정청래 “죄 지었다면 피해갈 수 없다”

국민의힘 반발 “국민·역사가 지켜볼 것”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정식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이 정치 행보를 본격화한 시점에서 이뤄지는 수사인 만큼, 향후 대권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공수처는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정식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윤 전 총장의 혐의는 옵티머스 사건 부실 수사 논란을 비롯해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조사·수사 방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고발장을 제출한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에게 이런 사실을 통지했다.

앞서 사세행은 윤 전 총장 등을 공수처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사세행은 윤 전 총장과 검찰 2명 등이 지난 2019년 5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부실 수사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받는 검사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방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여당은 엄정한 진상규명을 주문했다. 공수처가 독립적으로 수사할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고발된 사안에 대해 엄정하고 여러 가지 진상이 규명될 수 있도록 잘 대처할 것으로 믿는다”며 “추가로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밝혔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수처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없는 죄를 만들지도 말고 있는 죄를 덮지도 마시라”면서 “현직 대통령도 탄핵하고 감옥 보내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검찰총장도 예외가 아니다. 죄를 지었다면 피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내에선 이번 수사로 인해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정치보복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이제 정권에 밉보인 인사들은 단지 친정부 단체에 의한 고발만으로도 그 명운이 좌우될지 우려스럽다”며 “공수처가 하는 일이 정당한 법집행인지, 불온한 선택과 집중인지 국민과 역사는 똑똑히 지켜보며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나경원 당대표 후보가 30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5.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나경원 당대표 후보가 30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5.30

당권주자들도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나경원 후보는 페이스북에 “신(新)독재 플랜이 다시 시작된 것”이라며 “저와 우리 당이 온몸을 던져 막으려 했던 공수처가 이렇게 철저하게 야권 탄압의 특수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한다. 묵과할 수 없는 정치보복”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준석 후보 역시 “권력의 압박에서 자유롭게 이 사안을 다룰 수 있는지, 수사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국민이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의 이번 수사에 정치권의 촉각이 쏠린 가운데 향후 윤 전 총장을 비롯한 여야 대선주자 구도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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