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지도부 출범이 임박했다. 당권주자들은 6.11 전당대회를 목전에 두고도 끝까지 판세 분석과 지지율 제고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래선지 이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간혹 저급한 난타전이 보이긴 했지만 큰 틀에서 본다면 비교적 흥미 있는 당권 레이스였다. 그 결과 국민의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일부 중진 후보들의 단일화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그것도 없었다. 5명의 후보들이 만들어낸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는 그 기간 내내 여론의 시선을 이끌어 내는 데는 일단 성공한 셈이다.

당내 역동성이 떨어지고 변화와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증에도 뚜렷한 답이 없었던 이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지금의 국민의힘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단연 그 주인공은 이준석 후보다.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도 장점이지만, 그 나이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부한 정책역량과 합리적이고 유연한 사고방식 게다가 탁월한 정무감각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은 ‘이준석 돌풍’의 배경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이준석 후보가 당 대표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인지도 높은 나경원 후보의 지지기반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당내 주류세력을 업고 있는 주호영 후보의 막판 추격세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분명한 것이 있다. 이제 국민의힘도 ‘거대한 변화’ 앞에 당의 미래를 맡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준석 돌풍’은 이준석 개인에 대한 선호만으로 평가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국민의힘을 향해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당 안팎의 지지세력이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일 것이다. 게다가 그 중심에 청년층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부터 엄청난 위력을 갖고 있다. 차기 대선에서 어쩌면 승부의 열쇠를 쥘 수 있는 그룹이 바로 그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모처럼 만에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제1야당이 무능하면 여당도 긴장하지 않는다. 매번 ‘반대’만 하는 야당이라면 여당도 달리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다. 그 가운데서 국민들만 골탕을 먹기 마련이다. 우리 정치는 그동안 그렇게 이어져 왔다. 상대편이 쓰러져야 우리 편이 이길 수 있는 정당체제였다. 그러나 그건 ‘정치’가 아니다. 입만 열면 네 탓을 하고, 악을 쓰며 죽기 살기로 싸웠던 구태는 사실 지금도 진행형이다. 이제 그런 ‘낡은 시대’가 끝나는 것일까. 드디어 청년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에 맞게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도 막판까지 뜨겁다. 모처럼 만에 국민의힘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새로운 바람, 내친김에 더 몰아쳐서 한국정치 전체를 변화시키는 ‘거대한 전환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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