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6월 한 달간 코로나19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한 연속 토론회를 진행한다. 사진은 7일 1주차 토론회가 열린 모습. (출처: 기윤실 유튜브 캡처)
개신교 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6월 한 달간 코로나19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한 연속 토론회를 진행한다. 사진은 7일 1주차 토론회가 열린 모습. (출처: 기윤실 유튜브 캡처)

교회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본

코로나19 사태 속 한국교회

“개신교, 사회 주류종교로서

위기상황 책임져야 할 위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국내 개신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만나 상황이 나빠졌다.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선교단체 인터콥 등 일부 개신교의 독단적 행태는 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켰고 개신교가 갖고 있던 단점들을 더욱 부각시켰다.

여전히 교회에서는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는 등 공동체 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종교시설 가운데 개신교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는 타종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종교시설 집단감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 24일까지 발생한 집단감염 수는 개신교 51건, 천주교 2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1건, 불교 0건으로 나타났다. 방역에 협조 않는 일부 개신교회들의 행태는 개신교 전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에 타격을 줬고, 이는 곧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외면’받게 했다.

한국사회는 코로나19 사태 속 추락하는 한국교회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언론, 이웃종교, 정치, 시민사회 등 외부 리더들이 모여 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진보 성향의 개신교 시민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지난 7일 연 ‘코로나가 드러낸 한국교회의 민낯, 외부의 시선으로 성찰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다.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와 한국교회 토론회 시즌2’다. 지난 4월 시즌 1토론회는 ‘코로나19가 드러낸 교회와 신앙의 민낯’이란 주제로 열린 바 있다. 이번 토론회는 언론, 이웃 종교, 정치, 시민사회 등 외부의 시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한국교회를 분석한다.

언론이 본 코로나19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은 먼저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 주류 종교로서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종교보다 크다고 봤다. 조현 한겨레 기자는 “천주교, 불교, 개신교 중 신자들의 결집도라던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 등으로 봐서 한국 개신교는 다른 종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개신교인의 비율이 3%밖에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개신교인이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것과 같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한국교회는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다고 조 기자는 봤다. 더욱이 오늘날 한국교회가 국내 주류 종교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코로나19 속 교회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관심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회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수많은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음에도 적지 않은 교회들이 교회 탄압을 외치며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등 지탄의 대상이 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글날인 9일 오후 광화문 일대가 통제된 가운데 교회를 사랑하는 목회자 그룹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남대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면예배 허용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글날인 9일 오후 광화문 일대가 통제된 가운데 교회를 사랑하는 목회자 그룹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남대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면예배 허용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9

조 기자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의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 24일까지 발생한 종교시설 집단감염 사례 조사에서 개신교 51건, 천주교 2건, 불교 0건으로 집계된 점을 들어 “한국교인들의 충성심, 곧 모이려는 열정이 다른 종교와 비교가 안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안전에 굉장히 민감하다. 집단감염의 가능성이 높은 교회에 감시의 눈을 치켜뜨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위기에서 성장보다는 채워지는 신앙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기자는 “지금까지는 교회 안 나오면 지옥이라는 식으로 열정에 의해 교회 안에서의 신앙에만 치중돼 있었다”며 “이제는 삶 속의 신앙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기적이고 자기들밖에 모른다’는 개신교인에 대한 현재의 인식은 생활 속에서 신앙화가 안됐던 탓”이라면서 “성경을 문자주의적으로 해석하고 ‘예수천국 불신지옥’만 외쳐선 안된다. 삶 속에서 보여지는 신앙이 진정한 선교가 될 수 있다”며 한국 개신교가 성숙한 교회로 거듭나는 법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비개신교인과 개신교인을 구분하지 않고 삶 속의 약자들을 챙길 때 추락한 한국교회 신뢰도가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김혜민 YTN PD는 예수님이 교회 밖에서 마스크를 나눠주는 그림을 들어 “예수님은 예배당 밖에서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는데, 목사들과 성도들은 예수님 만나러 간다고 성전 안에 들어가 있다”며 “이게 바로 한국교회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현재 예수님을 핍박하고 오해받게 만든 건 개신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한국교회가 오늘날 ‘마을’의 역할을 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예비 신자나 전도대상자만 마을 공동체로 규정하는 것이 아닌 모든 사람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마을’의 역할을 하면 교회가 나라를 비추는 등대가 될 수도 있고,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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