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12월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모습. (출처: 뉴시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12월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비트코인의 가격이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과 결별하는 내용을 암시하는 트윗을 올리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락했던 반면, 그의 ‘음란성 트윗’으로 가상화폐 ‘컴로켓(cumrocket)’은 350% 넘게 급등했다. 자국 화폐 통제에 실패한 채 미 달러를 사용했던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가격은 한번 내려간 이후 반등은커녕 주말 내내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주고 있는 상황이다.

◆“제발 그 입 좀!”… 머스크 입방정에 비트코인 하락


머스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이라는 해시태그와 깨진 하트 모양의 이모지, 이별하는 남녀의 대화를 담은 이미지를 올렸다.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결별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5일 오전 9시 15분(한국시간) 비트코인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5.20% 하락한 3만 6937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수 시간 전 3만 500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6917억 1742만 달러로 집계됐다.

해당 트윗은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는 남녀가 이별하는 내용의 대화가 이미지로 담겨있다. 사진 속 여자는 “네가 린킨파크 노래를 인용한다면 우리 사이가 끝난 것이란 걸 알지만 나는  다른 사람을 찾았다”고 말한다. 남자는 “결국 그건 중요하지도 않았던 거야?”라고 답한다.

이 트윗의 의미는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그러나 CNBC는 “머스크가 세계 최대 가상화폐와의 사랑을 끝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풀이했다.

머스크가 이 같은 트윗을 올린 직후 비트코인의 가격은 급락했다. 트윗 전 비트코인은 3만 9000달러 선에 머물렀다. 트윗 직후 비트코인은 3만 5000달러대까지 내려간 이후 낙폭을 회복, 3만 60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머스크는 이 트윗을 올린 뒤 한 여성이 침대에 누운 채 역시 침대에 누워 있는 노트북 화면 속 남성을 쳐다보며 “네가 그리워”라고 말하는 만화 이미지도 올렸다. 이미지에서는 노트북 화면 속 남자가 눈물을 흘리자 여성이 “왜 우는 거야?”라고 묻자 남성은 떨어지는 가상화폐의 가격을 표시하는 그래프를 보며 “네가 그리워서”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비트코인과 결별을 암시하는 일론 머스크의 트윗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5
비트코인과 결별을 암시하는 일론 머스크의 트윗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5

◆이번엔 음란 트윗?… 컴로켓 가격 400% 가까이 급등


머스크의 입방정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5일(한국시간)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남성 체액을 상징하는 이모지(그림문자)와 단어를 올렸다. 머스크의 트윗으로 이와 연관된 가상화폐 컴로켓의 가격은 400% 가까이 치솟았다.

이에 앞서 4일 밤에는 캐나다(Canada), 미국(USA), 멕시코(Mexico)의 영문 단어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배열하는 방식으로 트위터에 올렸다. 이를 두고 트위터 사용자와 현지 언론들은 머스크가 남성 체액을 의미하는 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세 나라 이름을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후 머스크는 남성 체액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는 그림문자와 로켓, 달 이모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컴로켓이 달로 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달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격 급등을 의미한다.

컴로켓은 영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만든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대안 가상화폐)이다. 사용자들이 18세 이상 성인 콘텐츠를 구매, 판매, 교환, 수집할 수 있는 NFT(대체불가토큰)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컴로켓 가격을 띄운 머스크의 트윗에는 욕설과 함께 “시장 조작 트윗을 중단하라” “비윤리적인 쓰레기” “최고의 광대: 일론”이라는 네티즌의 항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성인물 콘텐츠 거래를 위해 만들어진 가상화폐를 노골적으로 홍보했다는 의혹에서다.

컴로켓이 제2의 도지코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는 일부 네티즌도 있었으나, 머스크가 그간 보여온 행보에 따라 이미 양치기 소년 이미지로 낙인찍힌 머스크에 대해 대다수가 ‘본업(테슬라)에나 충실해라’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일론 머스크가 ‘컴로켓’을 상징하는 트윗을 올렸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6
일론 머스크가 ‘컴로켓’을 상징하는 트윗을 올렸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6

이번 머스크의 트윗 농간에 대해 세계적 명성을 가진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는 유튜브를 통해 경고장을 날렸다.

영국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어나니머스는 5일(현지시간) 유튜브를 통해 ‘머스크에게 보내는 어나니머스의 메시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머스크가 가상화폐 시장에서 너무 큰 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그의 태도가 너무 무신경한 것에 지쳤다”고 말했다.

어나니머스는 “수백만명의 개인 투자자들은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가상화폐 수익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당신은 이를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당신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에메랄드 광산에서 훔친 자산 속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아버지는 엔지니어로 남아공에 있는 에메랄드 광산을 소유한 바 있다.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 (사진=어나니머스 트위터 캡처) (출처: 뉴시스)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 (사진=어나니머스 트위터 캡처) (출처: 뉴시스)

◆비트코인, 엘살바도르서 법정통화될까?… 법안 통과 확실시


정치적, 사회적 불안 국가로 여겨지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화한 국가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에 영상으로 참석, 비트코인의 법정통화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다음 주 의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법정통화화는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식 경제 밖에 있는 이들에게 금융 접근성을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 지갑 기업인 스트라이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엘살바도르에 비트코인 기술을 위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크의 창업자인 잭 몰러스는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고질화돼 있는 개발도상국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엘살바도르 활동인구 중 70% 이상이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아 금융시스템 안에 있지 않다며 (부켈레 대통령이) 법안 작성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는 국민 70% 정도가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경제활동 대부분에서 현금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민자들이 집으로 보낸 돈이 엘살바도르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10%에 달하는 송금수수료 문제와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헤지(회피)가 가능하고 송금 수수료도 없는 비트코인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 법안은 부켈레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새로운 생각’이 엘살바도르 의회 과반을 장악하고 있어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다만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에서 제대로 된 법적 결제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는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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