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73주년 국회개원기념식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6.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73주년 국회개원기념식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6.4

與 권리당원 “먼저 검증 받는 일정 고수할 필요 없어”

‘더민초’ 고영인 “초선 의원 4~5명에게 제안 받았다”

李지사는 ‘반대’… 송영길 “대선기획단서 의견 정리”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여당 내에서 대선 경선 연기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주목을 받으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권리당원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은 ‘당위’이기도 하지만 이를 반드시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경선흥행’과 ‘자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9월로 예정된 대선 경선 일정을 이대로 강행한다면 지난 전당대회와 같이 ‘우리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다”면서 “국민의힘보다 늦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국민의힘보다 빠르게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60일이라는 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변수가 발생할 텐데 민주당 대선후보가 먼저 검증을 받는 일정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며 경선 일정 연기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당내에선 ‘조국 사태’에 이어 경선 연기 주장으로 당내 갈등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하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경선 흥행을 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작동하는 분위기다.

특히나 국민의힘 입당이 가시화되는 윤 전 총장과 세대교체 바람을 몰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면서 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경선 연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일단은 몇몇 초선 의원이 저한테 논의를 하자고 제안한 건 사실”이라며 “다 얘기할 수는 없지만 4~5명에게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천지일보DB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천지일보DB

앞서 이광재·김두관·박용진 의원도 경선 연기에 불을 지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강원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후보로서는 기본적으로 정해진 룰을 따르는 게 바람직하지만, 개인 의견으로는 당 후보의 조기 선출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며 경선 연기에 힘을 실었다.

이른바 민주당 ‘빅3’ 중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여권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선 연기를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지사는 지난 2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뭐든 원칙대로 하는 것이 좋다”면서 “국민이 안 그래도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 안 하기로 한 당헌·당규를 바꿔 공천하고 이런 것에 대해 비판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결국 키는 송영길 대표가 쥐고 있다.

송 대표는 2일 “대선기획단을 6월 중순께 발족할 예정”이라며 “대선기획단을 출범해 여러 가지 의견을 정리해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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