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차세대 원전 건설을 위해 손을 잡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게이츠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와이오밍주의 폐쇄 석탄공장 부지에 차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를 건설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빌게이츠는 SFR이 에너지 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탈원전 정책을 고수해온 문재인 정부의 속내는 요즘 복잡할 것이다. 탄소중립 사회건설을 이유로 탈원전을 무리하게 시도했는데 결론은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이 꼭 필요하다는 게 공론이니 말이다.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면 근거 없는 신념에 사로잡혀 거꾸로 된 정책을 펴온 것을 인정하는 게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듯싶다. 여기에 바이든 정부가 미국과 러시아의 원전 수출을 견제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손을 맞잡으면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난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여권에서 탈원전 정책과 거리를 두는 모습도 이런 기류를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빌게이츠가 운영하는 테라파워 등이 건설할 차세대 소형원전은 345㎿e 규모이며, 중수나 경수를 사용하는 원전과 달리 핵분열 시 발생하는 열을 소듐으로 냉각시켜 만든 증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SFR 방식이다. 주요국가들이 차세대 원전 건설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후재앙을 피하고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해 현재로선 원전이 가장 유용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원전 강국 프랑스 역시 같은 이유로 소듐냉각고속로(SFR), 용융염원자로(MSR) 등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한창이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은 수십년간 이전 정부와 기업의 엄청난 투자로 일궈진 것이다. 최고의 원전기술을 가지고도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지향한 탓에 기술은 사장되고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잃고 관련 기업은 천문학적인 손실을 봤다.

잘못된 정책이 얼마나 많은 것을 잃게 하고 퇴보하게 하는지 탈원전 정책이 보여준 것이다. 정부는 미래 탄소중립 사회건설을 위해 차세대 원전이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원이라는 객관적 팩트에 주목해 이제라도 탈원전 정책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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