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견. 기사 내용과 무관함.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맹견. 기사 내용과 무관함.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08년 북경서 한국으로 넘어와

자신들의 신변보호 위해 개 키워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들개 무리가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수차례 목격되는 등 서울대생들을 물론 주변 시민들에게까지 두려움을 끼쳤던 사건과 관련해 해당 들개들은 주인이 있는 개들이었고 주인은 북한 국적의 남매라는 보도가 나왔다.

2일 서울대 학보사와 중앙일보에 따르면 해당 들개들은 지난 2008년부터 목격됐다. 10년 넘게 서울대 학생들과 주변 시민, 등산객들은 종종 들개들을 보며 공포심을 느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들개들의 주인은 북한 국적의 남매로 알려졌다. 이들은 중국 영주권을 받아 북경에서 거주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국정원 사람들’이라고 소개한 사람들이 자신들을 미국으로 보내주겠다는 말에 2008년 5월 몽골로 이동해 비행기를 탔다. 그런데 남매는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오게 됐다.

2008년 이들을 돌봤던 차정규 목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원에서 퇴직한 교회 장로님이 아직 국적이 없는 북한 남매가 있는데 국내에 정착할 수 있게끔 한 달 동안만 설득해줄 수 있냐고 했다”며 “그 당시 북미 관계가 안 좋았던 거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한국으로 데려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08년 하반기 날씨가 추워질 무렵 교회를 떠나 산으로 가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들을 만류해보기도 하고 구청과 국정원 등에 알려 남매가 어떻게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그러나 설득은 통하지 않았다.

남매는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개를 데려다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약 20~30마리의 개들을 기르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3~4마리 정도 목줄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학생들과 등산객들이 목격했던 들개 무리는 목줄을 하지 않은 남매의 개들로 추정된다.

차 목사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이 아니면 안 된다”면서 한국 국적을 거부하고 있다. 차 목사가 이들을 돕기 위해 국제 변호사 등에게 자문을 하면서 여러 방법을 찾아봤으나 이들의 고집을 꺽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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