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조계사 청년회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 조계사 청년회 인스타그램 캡처)

“이들 행위 예불방해죄·업무방해죄에 해당
개선 모습 안보여, 종교간 화합·평화 도모”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직원(종무원)들이 부처님오신날 서울 조계사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전파한다’며 찬송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친 개신교인들을 집단 고소했다. 조계종 직원들이 불교 행사를 방해한 개신교인들을 상대로 수사를 요청하기는 이례적인 일로 주목을 받는다.

2일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산하기관 직원 56명은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처의 탄생을 기리는 행사인 봉축법요식을 방해한 현직 교회 목사와 유튜버 등 개신교인 25명을 예불방해·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고소 취지에 대해 “고성방가와 위력으로 종교에 관한 업무를 방해한 이들의 행위가 예불방해죄·업무방해죄에 해당하고, 집회금지 구역임에도 집회신고를 받지 않고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등 감염병예방에 관한 법률위반죄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죄에도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신교계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불교계에 사과하며 불교를 모독한 개신교인 10여명을 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아직도 사과 등 개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일부 개신교인의 타종교 모독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종교간 화합과 평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연등이 설치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연등이 설치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9

경찰과 불교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봉축법요식이 시작될 무렵 조계사 일주문 앞에는 10여명이 몰려들어 찬송가를 부르며 “하나님의 뜻을 전파하러 왔다”고 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은 팻말을 들기도 했는데, 당시 사진을 캡처한 SNS 등 게시물을 보면 팻말에는 ‘오직 예수…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손으로 만든 불상도 다 우상’ 등 불교 사상을 부정하는 발언들이 적혀 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을 저지하기 위한 조계사 관계자들과 신도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찬송가는 5시간가량 넘도록 일대에 불렸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는 신원 미상의 한 여성이 법당에 들어와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내뱉어 행사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현장에서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논란이 일자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는 지난달 26일 개신교인 10여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평화나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개신교인들이 우리 사회 공동체와 종교 간의 평화를 해치고 있다”며 “다른 종교의 축일에 예배를 방해하는 무례를 범한 이들을 법에 따라 철저히 수사해 엄벌에 처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행위가 예배방해죄 및 업무방해에 해당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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