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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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개인교육기부활동 프로젝트에 은퇴 고경력 교육기부자로 참여하고 있다. 교육기부는 기업, 대학, 공공기관 또는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의 교육현장에 비영리로 제공하는 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해 12월 14일(월)~ 12월 20일(일)에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 공동 주관으로 ‘2020년 제9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돼 비대면 교육기부 활성화의 바탕이 되는 장을 마련한 바 있다.

교육 현장인 학교를 세 가지 터전으로 일컫는 ‘3터 학교’라는 말이 있다. 3터 학교에서 ‘3터’는 학교가 학생에게 미래의 삶을 설계하는 ‘꿈터’로 자리해야 하고, 교사들에게는 학생들에게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일터’가 돼야 하며, 학부모에게는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자녀를 맡기는 ‘집터’가 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육기부는 ‘꿈터’가 학생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삶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꾸며나가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키워주는 장(場)으로 역할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주요 프로그램으로 자리하고 있다. 교육기부활동은 학생과 교육자간에 주고받기가 제대로 이루어져 보람과 만족감을 나눌 수 있어야 하며, 학생들이 자기 개발을 통해 새로운 능력과 기능을 발휘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성돼야 한다.

재직 시절 기회가 닿는 대로 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해 교육봉사 특강에 참여해오다가 2013년 8월 말 정년 후 교육기부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학교 현장을 방문해 특강을 하는 교육기부에 참여해오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면 강의가 많이 제한됐던 작년에도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개인교육기부활동 프로젝트에 은퇴 고경력 교육기부자 자격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방문해 여덟 번의 대면(對面) 특강을 했다. 특강은 ‘유전자와 함께하는 우리 생활’ ‘재미있는 유전자 이야기’ ‘유전공학 이야기’ 등을 주제로 진행했다.

특강의 한 실례로 유전자 이야기를 주제로 강의를 할 때 엄마소가 얼룩소라서 얼룩송아지가 태어난다는 유전적 의미를 담고 있는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라는 동요를 유전의 주제가(?)로 소개하며 시작한다. 그와 더불어 얼굴 모양, 키, 대머리, 지능(IQ) 등과 같은 사람의 유전과 함께 애완견의 다양한 모습, 다양한 꽃의 모양과 색깔 등 우리 생활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전에 연관된 내용들의 실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수강하는 학생들의 수준에 맞추어 사람의 유전자, 혈액형의 유전, 유전자(DNA) 지문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루기도 한다.

강의는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 삶을 위해 학창 시절에 자신의 ‘장점 유전자’ 찾기와 ‘집중력 유전자’ 키우기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장점 유전자를 찾기 위한 실천 과제들로는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책 읽기, 자신의 미래 꿈에 대해 써보기 등과 함께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부모와 친지 그리고 친구들과 대화를 통한 의사소통하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집중력 유전자 키우기에서는 상대성 원리를 발견한 아인슈타인,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퀴리부인, ‘잘 기록하는 사람이 경쟁에서 이겨나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처칠의 ‘적자생존’ 이야기 등을 다룬다.

특강은 강의 중 언제든지 손을 들어 질문해도 좋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질문 분위기는 학교나 학급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강의 중 자진해서 손을 번쩍 들어 질문하는 학생이 많고, 강의 중 던지는 질문에 적극 응답하는 학생들이 많을수록 힘이 솟고 강의에 더욱 집중하게 돼 기분이 상쾌해지지만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응답 태도가 미흡할 때는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기도 한다. ‘말만 해서 배우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로지 질문할 때에만 무언가를 배운다’라는 말에서처럼 교육현장이 주어진 문제에 대한 정답 찾기 중심에서 벗어나 질문을 통해 답을 찾아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일생을 교육현장에 몸담았던 나의 소신이기 때문이다.

​교육기부문화 확산은 ‘꿈터’에서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학생들에게 나눔과 배려의 소중함을 함께하는 장의 마련에 디딤돌이 되고 있다. ‘나눔 문화’ 의식을 확산시켜주는 기부 정신의 바탕에는 ‘기부 DNA’가 자리하고 있다. 올해도 우리 교육현장이 학생들의 질문과 토론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꿈터’로 열리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픈 마음가짐으로 개인교육기부활동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려 한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어 ‘꿈터’가 대면(對面) 교육기부의 장으로 열리길 기대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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