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천지일보
서울중앙지검. ⓒ천지일보

‘현 정권 입맛 따른 맞춤형 인사’ 관측 나와

심재철, 조국 전 법무장관 무혐의 주장 전력

김관정, ‘추미애 아들 군 휴가 논란’ 무혐의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내달 초 대대적인 검찰 간부 ‘물갈이’를 예고한 가운데 법조계 일각에선 현 정권에 입맛에 따른 ‘맞춤형’ 인사라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를 겨냥했던 대부분의 검사들을 좌천시키고 소위 ‘말 잘 듣는’ 검사들을 요직에 앉힐 것이라는 관측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성윤 현(現) 서울중앙지검장은 ‘김학의 불법출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상태인 만큼 ‘좌천성 영전’에 해당하는 고검장급 법무연수원장으로 이동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출처: 뉴시스) 2020.10.19.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출처: 뉴시스)

이 지검장의 후임으로는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과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두 인물 모두 친정부 성향을 가졌다는 점과 실제 정부 인사들의 ‘방패막이’가 됐다는 것으로 비춰질 모습들을 보여줬다는 이유에서다.

심 지검장은 과거 대검 반부패부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수사 때 홀로 나서서 ‘무혐의’를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때 후배 검사로부터 “당신이 검사냐”라는 항명을 받아 이슈가 되기도 했다.

또한 심 지검장은 한때 이성윤 지검장과 함께 ‘추미애 라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서 이를 주도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김관정 지검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의 ‘군(軍) 휴가 논란’ 사건을 담당했던 동부지검의 수장이다. 동부지검은 해당 사건을 지난해 9월 ‘무혐의’로 마무리했다.

또한 그는 지난 6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대검 형사부 과장·연구관 5명이 만장일치로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 냈는데도, 대검 부장회의에서 당시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함께 채널A 기자에 대한 ‘강요 미수죄 적용’에 찬성 의견을 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을 포함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계획하고 있는 박 장관의 뒤에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줄곧 청와대에서 일해 온 이 비서관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기도 했다.

또한 그는 ‘김학의 불법출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 수사팀은 이 비서관에 대해 대검에 기소 의견을 보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비서관이 자신에게 칼을 들이댔던 검사들에 대한 응징이 이번 인사에서 나타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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