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하나

이준관(1949 ~  )

별을 보았다.

깊은 밤
혼자
바라보는 별 하나

저 별은
하늘 아이들이
사는 집의 
쬐그만
초인종

문득
가만히
누르고 싶었다.

 

 

[시평]

‘별 하나’는 동시이다. 외로운 한 소년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진 동시이다. 아무도 없는 깜깜한 한밤중에 홀로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수많은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저 밤하늘에서 반짝이고 있는 저 별들은 마치 지상의 이 소년에게 눈빛을 보내는 듯하다. “너 잘 있지, 나도 잘 있어” 하는 마음과 함께.

그래, 소년은 저 별, 별, 별 하나, 하나에는 나와 같은 아이가 살고 있겠지, 그래서 저 반짝이는 저 별은 하늘 아이들이 사는 집의, 쬐그만 초인종이 아닐까, 잠시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 초인종을 누르면, “누구니?” 하며 금방 정다운 별 소년 친구가 반갑게 뛰어나올 듯한, 그 초인종.

그래서 소년은 그 밤하늘의 반짝이는 초인종을 문득 가만히 누르고 싶어진다. 밤하늘, 별에 살고 있는 그 친구 아이를 만나고 싶어진다. 별 하나마다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나에게 친구가 많은 걸까. 소년은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면서, 외로움의 시간, 그러나 외롭지 않게 보내고 있구나.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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