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뼈를 깎는 쇄신 어디로… ‘이준석 돌풍’에도 ‘조국 사태’ 재소환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여당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이준석 돌풍’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여당의 쇄신은 부각되긴커녕 오히려 ‘조국 사태’에 다시 휩싸인 형국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후보는 1위로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했다. 이 후보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지지(51%)로 선전했다. 당원 여론조사에선 4선 출신의 나경원 후보가 32%로 이 후보(31%)를 근소하게 앞섰다.

이같이 당원 대상 투표에서도 이 후보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이 후보의 고공행진을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들어 평가절하했던 일각의 시각은 일정 부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선전과 맞물려 당내 세대교체 바람이 성공할 수 있을지 당 안팎에서 관심이 커진다. 민주당 내에서도 부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강병원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빠른 변화에 대해 굉장히 부럽게 보고 있다. 초선 의원께서 약진하고 있다는 것도 놀랍다”면서 “국민의힘이 낡고 고루함의 상징이었는데,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굉장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돌풍’과 맞물려 민주당에도 불똥이 튀었지만, 세대교체 등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진 의문부호가 달린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7재보궐선거를 통해 2030세대의 민심 이반을 톡톡히 확인했다.

특히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민주당 의뢰로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만 19~54세 성인 남녀 8그룹을 상대로 집단심층면접(FGI)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들은 민주당의 이미지로 ‘파랑(10.0%)’ ‘내로남불(8.5%)’을 가장 많이 떠올렸다. 20~30대의 인식도 이와 비슷했다. 내로남불(6.4%)이 4위였고 무능, 성추행·성추문 등 부정적 이미지가 모두 10위권 안을 기록했다.

거기다 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가 재보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조국 사태’를 거론했다가 강성 지지층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이후 당내 쇄신 목소리는 좀처럼 부각되지 않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6월 1일 출간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을 놓고 ‘조국 사태’가 또다시 소환될 조짐을 보인다.

회고록 출간 소식에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여권 대선 주자들은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 “조국의 시간은 우리의 이정표가 돼야 한다” 등의 옹호성 발언을 내놓았다. 이는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친문(친문재인) 표심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조국 사태’가 재소환될 경우, 당내 찬반 목소리가 분출하면서 쇄신과는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골치 아프게 됐네”라며 “후보가 되려면 조국기 부대에 아부해야 하고, 그러면 당심과 민심의 괴리는 커지고”라고 일침을 가했다.